[김강중 칼럼] 저출산, 고령화 그리고 人才 유출
[김강중 칼럼] 저출산, 고령화 그리고 人才 유출
  • 김강중 선임기자
  • 승인 2017.10.10 17: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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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산, 고령화가 우리 사회의 가장 큰 문제로 대두됐다. 지지난 달 우리는 고령사회로 진입했다. 출산율은 1.17명으로 세계 최저다.
여기에 북의 핵(核) 위협, 가계부채, 정부와 공기업 등 6000조 원 달하는 빚을 감안하면 실로 암울하다.
고령사회로 진입하면서 효친은 간데없고 노인들을 요양원에 버리는 ‘신(新)고려장’ 시대를 맞고 있다.

젊은이 또한 취업과 결혼, 아이를 낳는 평범한 삶도 꿈꾸기 어려운 사회가 됐다.
그래서일까. 외국의 유수의 인재들이 고국으로 돌아오지 않는다고 한다. 입사를 해도 ‘동종교배’의 벽(壁)으로 안착이 쉽지 않은 이유다.
동종(同種)들은 실력은 좋은 데 인간성을 운운하며 왕따를 놓는다는 것이다. 학연, 지연의 똬리를 틀고 ‘그들만의 리그’를 다지는 것이다.
공직이나 기업이나 막론 조직의 화합, 효율을 말한다. 하지만 변칙과 반칙으로 악화는 양화를 구축(驅逐)한다. 밀고 당기면서 ‘말 잘 듣는 귀염둥이’를 선호하면서 인재를 고사시키는 것이다.

어디나 겉 다르고 속 다른 이런 조직문화는 공고하다. 최근 정쟁 구도로 몰고 가는 ‘신적폐, 구적폐’ 프레임 또한 이와 다를 바 없다. 국가안보와 민생은 벼랑인데도 협치는 뒷전이다. 그저 내년 지방선거를 겨냥한 흠집 내기에 혈안이다.
이런 셈법 속에 저출산, 고령화, 인재 유출의 뾰족한 대책은 없다. 실체도 없는 4차산업을 외치지만 국민들은 한숨 뿐이다.
저출산 해소를 위해 지난 10년간 100조 원을 투입했으나 효과는 전무하다. 구조적인 문제를 도외시한 결과다.

돌아보면 우리 사회는 10%를 위한 사회가 아닐까 싶다.
중·고교 열심 공부해서 일류대학에 들어가는 비율은 10% 남짓이다. 졸업하면 대기업에 취직하는 비율도 10% 정도다
이들 중 정년을 맞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고작 2~3%이다. 결국 10%만 제대로 생존하고 나머지는 들러리를 선 꼴이다.
이런 가운데 일본의 ‘잃어버린 20년’ 전철을 밟고 있다는 느낌이다. 이미 우리는 저출산, 고령화로 성장 동력을 잃었다.

저출산, 고령화를 위한 타개책은 없는 것일까. 해외의 인재를 불러 인구 구성비를 젊게 만드는 것도 한 방법이다. 쇠락의 경제를 위해 생산인구를 늘리고 성장동력을 찾아야 할 때다
인재 유치는 커녕 되레 ‘탈(脫)대한민국’을 꿈꾸는 젊은이들이 늘고 있다. 과학기술인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47%가 해외 취업을 원하고 있다고 한다.
또 국외 유학생 중 현지에 남는 이들까지 감안하면 인재의 유출은 심각하다. 미국만 해도 이공계 박사학위를 받은 유학생 태반이 미국에 잔류한다.
사정이 이러하니 우리는 국가경제 경쟁력이 세계 18위로 나타나 우려할만한 수준이다.

정부 정책은 일본이 실행한 출산장려와 정년연장 정도다. 하지만 글로벌 인구 이동, 브레인파워를 유치하는 노력은 찾아보기 어렵다.
이런 정책이 청년실업이 가중되고 있는데 생뚱맞은 주장으로 비춰질 수 있다. 이런 인재가 유치되면 일자리 창출의 기폭제가 될 것이다. 아울러 폐쇄 문화를 걷어내고 활력을 찾는 효과도 거둘 것이다. 각국의 인재를 포용해서 미국을 성장케 한 실리콘밸리가 해법이란 근거다.
뒤쳐진 인공지능. 자율 주행차, 가상증강 현실, 사물인터넷 등 4차, 5차산업을 위해서도 절실한 문제다.

우리의 현실은 어떠한가. 지난해 말 65세 이상 고령인구가 유소년(0~14세) 인구를 추월했다. 고령인구는 677만5000명, 유소년 인구(676만8000명) 보다 7000명(0.1%)이 많았다.
이런 추세라면 2026년께 초고령 사회가 될 것이란 예측이다. 인구 다섯 명 중 하나는 노인이라는 얘기다.
반면 경제의 근간인 생산인구(15~64세)는 3631만(72.8%)명에 그친다. 이는 1년 전(72.9%)에 비해 0.1%포인트 낮아진 것이다
2050년이면 노령인구가 35.9%에 달한다. 일본(40.1%)에 이어 두 번째로 ‘노쇠한 나라’로 전락한다
과다한 보육, 교육비, 높은 집값, 가임여성의 급감 등 경제, 사회, 문화적 요인이 겹친 결과다.

맞벌이로도 자녀를 둘 수 없는 구조 때문이다. 부모도, 태어난 아이도 힘든 세상이 됐다. 늦둥이 아들을 둔 한 친구도 70세까지 일을 해야 한다며 시름이 크다.
앞으로 100세 시대를 맞고 실직 베이비부머 세대가 가세하면 이런 현상은 심화될 것이다.
입시에 목숨을 거는 아이들, 실업으로 고통 받는 청년들, 존폐에 놓인 자영업자들로 넘쳐난다. 과도한 업무와 스트레스로 저녁이 없는 직장인, 오늘의 현실이다. 
학벌이 숙명이 되어버린 사회, 개인의 잠재력을 죽이는 불임사회에 대한 업보가 아닐까.
그야말로 화려한 컬러에 뒤에 감춰진 실루엣처럼 슬픈 대한민국 초상(肖像)이다.[충남일보 김강중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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