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내국 칼럼] 독일과 일본은 공통점이 있었다
[한내국 칼럼] 독일과 일본은 공통점이 있었다
  • 한내국 편집국 부국장
  • 승인 2017.10.19 17:12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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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긴 추석연휴 동안 거의 대부분을 동유럽에 있었다. 독일과 체코 그리고 카자흐스탄이다. 9일 동안의 동유럽 방문은 15년 만에 다시 시행해 본 가족여행이다. 15년 전 어느 날에는 일본 도쿄를 4박5일 동안 다녀 왔었다.
같은 듯 다른나라 유럽은 그러나 한국의 모습과 다른 여유가 넘쳐나는 곳이었다.그들에게서 느껴오는 여유의 근원이 무엇일까. 그 여운은 여행 내내 궁금했었다.
이 기간동안 유럽을 보면서 맑고 고운 하늘과 어우러진 대평원 그리고 초록 풀밭에 풀을 뜯는 소와 말들, 언뜻언뜻 보이는 고풍스런 집과 마을들 한켠으로 높고 큰 성당들과 왕궁들이 대비되어 교차했다.

웅장한 성당들과 높은 곳에 세워진 거대한 성은 ‘이것이 유럽의 역사’ 그 자체로 화면을 통해 보아온 익은 모습들이다. 그곳에서 시대의 주도권을 쥔 왕족(귀족)들은 종교를 기반으로 부와 권력을 탐닉했을 것이다.
(인류 역사가 그렇듯 어느 곳이나 진배 없는) 귀족통치의 잔재로 이제 유럽들은 세계인을 끌어들이며 막대한 관광수입을 올리는 수입원이 되고 있었다.
그런 유럽의 중심에는 2차대전 학살과 파괴로 세계를 흔들고자 했던 전범국가 독일이 있고 아시아에는 일본이 있다. 이들 두 국가는 패전국이면서 지금은 선진국 반열로 분류되는 나라다.

다만 다른 점은 한 곳은 자신들의 행동을 반성하고 있고 다른 한 곳은 그렇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잘 먹고 잘 산다해서 선진국이 아니라는 사실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일 터, 독일인의 모습에는 한결같은 여유로움이 흘렀다.
독일하면 먼저 떠오르는 것이 자동차다. 세계에서 인정받고 있는 독일 자동차기술의 핵심은 엔진이다. 벤츠, BMW, 아우디와 같은 퀄리티 높은 자동차회사의 명성 뒤에는 수많은 협력사들의 수준 높은 기술력이 뒷받칩 하고 있다.
2~3만여 개의 부품이 결합되어야 비로소 한 대의 완성품이 만들어지는 자동차산업은 말 그대로 현대과학의 종합세트라 해도 무방하다.

그런 과학의 결정체가 집약된 힘의 결과는 누구에게나 인정받는 상품으로 탄생했으며 그 뒤에는 막강한 기술력을 가진 부품회사들의 힘이 거의 절대적이라는 것이다. 대기업군에 예속된 우리의 환경과 정반대인 곳이고 그런 환경이 이들에게 여유를 주고 있을 지 모를 일이다.
독일의 산업발달은 오래 전부터 시작됐다. 조선이 우마차를 끌던 시절인 1900년에 개통된 모노레일, 1920년에 운행된 시속 290 키로의 고속열차, 1932년에 개발된 최초의 순항미사일 V-1, 1937년에 생산된 최고시속 400Km의 자동차, 1937년에 생산된 최초의 헬기, 1942년 제트전투기 개발 등 매우 앞선 기술력을 보였던 나라가 독일이다.

이 기간 우리는 나라를 일본에 뺏겨 한 발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했다.
물론 전쟁과정에서 발달한 군수용 장비발달이 적지 않지만 우리가 갓쓰고 우마차를 끌던 시절부터 그들은 자동차를 생산했으니 다른 할 말이 없는 듯 하다.
2차대전 종반, 미국과 영국을 중심으로 한 연합군과 소련이 독일을 압박하던 막바지 즈음에 전투를 수행하는 부대 외에 또다른 부대의 美蘇간 경쟁이 치열했다. 그들의 전리품의 하나로 독일의 기술력을 선점하려는 부대다.
공교롭게도 독일의 미사일 기술을 소련이 미국보다 더 빨리 확보했다. 전후 동서베를린의 의미가 그것이다.

신기술을 독일로부터 먼저 확보한 소련은 그 결과 우주선을 더 빨리 우주로 날렸다. 우주선의 핵심인 로켓기술을 확보한 까닭이다. 다행인지 행운인지 미국은 그 미사일기술을 개발한 과학자(폰 브라운)를 얻었다.
일본은 어떨까. 그들은 세계 일등국가로 자부하고 있다. 당연 일본국민들은 자신들이야말로 인류중 가장 뛰어난 국민들로 여기고 있다. 일본 위정자들이 그렇게 만들었다.
도쿄를 가 보면 첫 발을 내딛는 순간부터 그들이 얼마나 무서운(?) 사람들인가를 느낄 수 있다. 그들이 움직이는 그 사회가 그렇게 보여졌다. 단언컨데 일본의 과학기술력의 힘의 원천은 장인정신이다. 대를 잇는 직업과 그들이 지닌 우월성이 오늘의 일본을 지탱하고 있다.

이런 느낌은 독일을 거쳐 체코로 들어서면서 확연히 입증된다. 적어도 내게는 그랬다. 같은 유럽국가이면서 유구한 역사와 전통을 가진 나라 체코. 체코슬로바키아에서 분리된 나라 체코는 유럽의 역사만큼 긴 문명과 문화를 가진 나라다. 하지만 독일처럼 여유도 없었고 또 일본처럼 절제도 보이지 않았다. 핍박의 결과다. 그러니 카자흐스탄은 더 말할 것도 없다.
이들 국가의 중간 쯤 어디에 속해 있을 법한 한국. 수많은 숙제만이 가로놓인 한국의 현실은 그래서 정신적 후유증도 오래 갈 듯하다. 유럽여행에서 돌아오는 발걸음이 단지 가벼울 수만은 없는 이유다.[충남일보 한내국 편집국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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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창훈 2017-11-03 15:46:32
강사님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 최창훈생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