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중 관계에 훈풍이 불기 시작했다
[사설] 한·중 관계에 훈풍이 불기 시작했다
  • 충남일보
  • 승인 2017.10.30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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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갈등으로 얼어붙었던 한중 관계가 풀리는 조짐이 보이는 훈풍이 불기 시작했다. 며칠 전 베이징에서 열린 개천절 행사에 중국이 차관보급 고위 관리를 참석시켰다. 지난해에는 부국장급 인사를 보낸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다음달 10일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두 나라 정부가 사드 갈등을 봉합하는 내용의 공동성명이나 합의문을 발표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고도 있다. 또 중국이 사드 보복 차원에서 금지했던 한국 단체관광 상품도 다시 등장했다는 소식이다. 양국 외교라인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어 해빙 조짐이 곳곳에서 보이고 있어 매우 희망적이다.
12월 중 문재인 대통령의 방중에서 한중 정상회담, 내년 2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석 등의 시나리오도 그럴싸하게 풀린다.

중국이 이처럼 유연한 자세로 돌아선 배경은 ‘시진핑 2기 체제’ 출범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다음달 중국 방문 등이 복합된 결과라 할 것이다. 게다가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의 혈맹인 한국과의 관계를 개선함으로써 한층 우호적인 회담 분위기를 조성하려는 목적도 담겨 있다.
한중은 지정학적으로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 속에서 사드 사태로 서로 큰 손해를 입었다. 중국의 무역·관광 분야 보복에 따른 한국의 피해는 13조5000억 원에 이른 것으로 집계되기도 했다.
막무가내로 핵무력 증강을 추구하는 북한 김정은을 통제하고 북핵·미사일 문제를 풀어 가기 위해서는 중국의 협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한층 권력이 강화된 시진핑 2기체제의 대외 정책 기조가 변수이긴 하지만 한중 양국이 상호 관계 개선을 늦출 수 없는 이유다. 중국은 공식적으론 사드 보복을 한 적이 없다 하니, 말이 아닌 행동으로 실제 이뤄지고 있는 보복 조치를 거둬들여야 한다.

그리고 우리도 사드가 절대로 중국을 겨냥한 게 아님을 다시 성의 있게 밝힐 필요가 있다. 어느 한쪽이 일방적 손해를 보는 건 양국 관계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기에 한·중 관계는 상호 존중의 정신으로 상생의 ‘신시대’를 열어야 할 것이다. 
사드 배치에 대한 이견 때문에 양국 관계가 수교 이후 최고의 위기에 봉착한 사실을 감안하면 고무적인 상황 호전이 아닐 수 없다. 양국이 안보 면에서는 물론 경제적으로도 긴밀한 상호협조가 필요한 관계임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런 점에서 관계 정상화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그것은 동등한 주권국가로서 상대국을 존중하는 관계로의 복원이어야 한다. 바꿔 말하면 자국의 패권적 이익을 위해 상대국의 안보 주권을 부인해서는 안 된다. 우리의 안보를 위한 선택 범위를 스스로 좁히는 결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우리도 유연하게 대응하되 원칙은 반드시 견지해야 한다. 사드 배치의 정당성을 스스로 허물어서는 안 된다.[충남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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