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철통 동맹’ 다진 한미 정상회담, 높이 평가한다
[사설] ‘철통 동맹’ 다진 한미 정상회담, 높이 평가한다
  • 충남일보
  • 승인 2017.11.08 17:1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문재인 대통령과 방한 중인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 오후 청와대에서 정상회담을 했다. 지난 6월과 9월에 이어 4개월여 만에 벌써 세 번째다. 북핵 문제와 한반도 정세가 그만큼 엄중해서다.
두 정상의 회동은 단독과 확대 회담을 합쳐서 1시간에 그쳤지만, 그 내용은 알찼다. 주요 의제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대응, 군사협력과 한미동맹 강화, 경제·통상 분야 협력 등 세 가지 분야였다.
회담 직전만 해도, 국내외에서 북핵 문제에 대한 대응 전략, 한국의 ‘3불(不) 입장’과 균형외교론, 미국의 통상압박 등을 놓고 한미 간 불협화음이 드러나는 것 아니냐는 걱정들이 있었으나, 대부분 기우였음이 확인됐다.

두 정상은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과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 정착 원칙을 재확인하고, 북한을 비핵화 대화에 나오도록 하기 위한 ‘최대의 압박·제재 전략’을 지속해 나가기로 의견을 모았다.
특히 추가 도발 시 단호하고 압도적 대응을 경고했다. 북한을 향해 한미 양국이 그 어느 때보다 분명하게 ‘한목소리’를 냈다고 하겠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공동기자회견에서 “한국은 굉장히 중요한 국가로 한국을 우회하는 일은 없다”고 말해 ‘코리아 패싱’ 논란을 직접 불식한 것도 자못 의미가 크다.
회담에서 가장 주목됐던 부분은 대북 군사옵션이 논의 여부였다. 지난주 허버트 맥매스터 미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이 ‘한미 정상이 대북 군사옵션을 논의하느냐’는 질문에 “북한의 위협이 매우 중대한 만큼 군사력은 고려해야만 하는 옵션이다. 반드시 의제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실제 논의 여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일단 무시해도 좋을듯하다. 미국의 각종 무력시위를 두고는 “실제로 사용할 일이 없기를 바란다”고 하는가 하면, “북한이 협상 테이블에서 우리와 합의하는 게 좋다. 이 부분에서 움직임이 있다고 생각하니 두고 볼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우리 정부의 ‘3불 입장’과 균형외교론이 한미동맹에 혼선을 주는 게 아니냐는 국내외 일각의 의구심도 정상회담을 통해 어느 정도 불식된 것으로 보인다.
눈에 띄는 것은 한국의 자체 방위력을 “전례 없는 수준”으로 증강하고자, 한국이 상당한 규모의 미국산 첨단무기를 구매하고 미국은 한국의 미사일 탄두 중량 제한을 완전히 해제하기로 합의한 대목이다.

두 정상의 말을 종합해보면, 그 규모는 “수십억 달러”에 달하고 핵 추진 잠수함과 최첨단 정찰자산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군 안팎에서는 그 규모를 7조8000억 원 정도로 추산하기도 한다. “한국이 미국의 군사 장비를 구매함으로써 미국의 무역적자를 줄이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들어, 미국이 무역적자를 이유로 무기 구매를 압박한 게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하지만 우리 정부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갈수록 고도화하는 상황에 대비하고, ‘조건에 기초한 조속한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을 추진하기 위해선 미국의 최첨단 무기 구매가 어느 정도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미사일 탄두 중량 제한 해제도 그런 맥락에 있다. 국민의 혈세를 최대한 아끼기 위해 정부는 후속 협상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미국이 강하게 압박할 것으로 예상했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관련해선, 두 정상은 “자유롭고 공정하며 균형적인 무역 증진을 위해 긴밀한 협의를 촉진한다”는 원론적 선에서 마무리했다.[충남일보]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