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고령화 된 자영업계 보호장치 마련 시급하다
[사설] 고령화 된 자영업계 보호장치 마련 시급하다
  • 충남일보
  • 승인 2017.11.09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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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자영업계의 어두운 현실이 통계청 조사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통계청이 8일 발표한 ‘경제활동인구조사 비임금근로 부가조사 결과’(올해 8월 기준)를 보면 전체 비임금근로자 685만7000명 중 60세 이상이 201만2000명으로 29.3%를 차지했다.
60세 이상 자영업자의 수와 비중이 모두 정부가 관련 조사를 시작한 2007년 8월 이후 10년 만에 최고치다.
비임금근로자는 자영업자, 가족의 사업체·농장 등에서 무보수로 일하는 ‘무급 가족 종사자’ 등을 포괄하는 개념이나 보통 자영업자로 부른다. 올해 60세 이상 자영업자 수는 2015년 8월 조사 때보다 14만1000명 늘었고, 비중은 1.9% 포인트 높아졌다.

자영업자 중 대졸 이상 학력자 비율도 31.9%로 조사 시작 후 가장 높았다. 고령·고학력 자영업자가 급증한 것은 전체 인구에서 60세 이상이 많이 증가한 데다 고학력 직장인들이 퇴직 후 자영업에 많이 뛰어들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혼자 또는 가족 도움을 받아 사업하는 ‘직원 없는 자영업자’는 413만7000명(전체의 60.3%)으로 2년 전보다 11만1000여 명 증가했다.
비중은 2008년 이래 최고치였다. 이는 소자본 창업이 많았음을 뜻한다. 실제로 최근 2년 이내 자영업을 시작한 사람 중 사업자금이 500만 원 미만이었다고 답한 경우가 23.8%였고, 다음은 500만 원 이상∼2000만 원 미만 22.0%, 2000만 원 이상∼5000만 원 미만 21.1%, 5000만 원 이상∼1억 원 미만 16.6%, 1억 원 이상∼3억 원 미만 10.9%, 3억 원 이상 1.2% 순이었다.

사업 종잣돈이 2000만 원도 안 되는 자영업자가 절반에 가까웠다. 최근 2년간 자영업에 뛰어든 사람의 57.4%가 직전에 월급쟁이였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월급을 받다가 실직하거나 정년퇴직하자 생계를 위해 자영업에 뛰어든 경우로 추정된다.
자영업자의 사업 유지 기간은 2년 미만 32.2%, 2~4년 28.8%로 근 3분의 2가 5년을 버티지 못했고, 5년 이상은 39.0%에 불과했다. 자영업이 이미 포화상태여서 신규 진출이 어렵다는 뜻이다.
노후 준비가 제대로 안 된 은퇴자들이 너무 쉽게 자영업에 뛰어드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충분한 경험이나 자본 없이 섣불리 자영업에 뛰어들면 수년 내 투자금을 날리고 폐업하는 게 현실이다. 자금 여유가 있어 프랜차이즈 업체의 가맹점을 한다고 해도 대기업 가맹사업자의 ‘갑질’에 시달리기 쉽다.

최근에도 대형 유통업체인 홈플러스가 예상 수익을 부풀려 편의점 가맹희망자를 모집했다가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시정명령과 과징금 5억 원을 부과받았다. 직장 생활을 하다가 자영업에 진출하려면 사전 준비를 철저히 할 필요가 있다.
정부도 퇴직자들의 자영업 진출을 돕는 교육 프로그램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자영업 희망자들이 많은 관심을 두는 가맹사업 부문에 대한 시장 감시와 감독도 강화해야 한다.대기업의 횡포로부터 이들을 보호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도  보완할 필요가 있다.[충남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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