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경기회복 때 노동시장 개혁하라’ 권고한 IMF
[사설] ‘경기회복 때 노동시장 개혁하라’ 권고한 IMF
  • 충남일보
  • 승인 2017.11.15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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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통화기금(IMF)이 경기 회복세를 근거로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다시 올려 3.2%로 조정했다. 정부와의 연례협의를 위해 이달 초 방한한 IMF 협의단은 1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협의 결과를 발표했다.
IMF는 앞서 지난달 발표한 ‘세계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4월 치(2.7%) 대비 0.3%포인트 높은 3.0%로 올린 데 이어 이번에 또다시 0.2% 포인트 높인 것이다.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지난 4월 대비 0.2% 포인트 높인 지난달 발표치 3.0%를 그대로 유지했지만, 그 이상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새로 조정된 IMF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한국은행·기획재정부(3.0%)나 국내 민간연구기관의 전망치(2.5~2.8%)보다 높고, 해외 유명 투자은행(IB)인 골드만삭스(2.8%→3.2%), JP모건(2.9%→3.2%)의 최근 수정치와 같은 것이다.

IMF 협의단은 “현재 한국 경제의 모멘텀이 굉장히 강하다. 투자나 수출증가세가 기대보다 좋다”면서 “경기 순환적 회복세는 지속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올해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5.6%로 예상했다. 가계부채가 금융 분야의 리스크 요인이지만 현재까지 거시경제 건전성을 위한 정부 정책들이 효과적이라고 평가했다. 협의단은 그러나 “한국의 잠재성장률이 1990년대 초반의 7%에서 3% 이하로 하락했다”면서 이는 부정적 인구구조와 생산성 향상 둔화, 양극화, 불평등 심화 등에 기인한다고 지적했다.

잠재성장률은 동원 가능한 생산요소를 투입해 인플레 등의 부작용 유발 없이 최대로 이뤄낼 수 있는 성장률을 말한다. IMF는 그러면서 경제성장을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확장적 재정과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권고했다. 아울러 성장세가 괜찮을 때 정규직에 대한 고용 유연성 확대를 포함한 노동시장의 구조개혁을 추진할 것도 주문했다.
확장적 재정은 정부가 추가경정예산까지 투입하며 일자리 확대 등 소득주도 성장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는 점을 고려하면 IMF 협의단의 권고와 방향이 다르지 않다. 다만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 유지 권고는 세계 경제 회복세 따른 선진국 중앙은행들의 긴축 기조와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움직임과는 다소 차이가 있어 보인다. 하지만 IMF가 “한국이 향후 2차례 금리를 인상해도 완화적인 수준”이라고 밝힌 것을 보면 현재와 같은 저금리 기조를 기본으로 해 급격한 금리 인상을 하지 말라는 주문으로 해석해도 될 듯하다.

정부 정책에 비춰볼 때 가장 관심을 둬야 할 권고는 노동시장 개혁인 것 같다. 협의단은 “노동생산성이 미국의 50% 수준에 여전히 머무르는 상황에서는 고용증대와 생산성 향상이 정책의 우선순위”라면서 “노동시장의 경직성을 완화할 수 있는 구조개혁이 수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노동정책의 근간으로 정규직에 대한 유연성 확대, 실업자를 위한 강력하고 포용적인 사회안전망 구축, 여성 노동력 활용 확대 등을 강조했다.
정부가 IMF 협의단의 권고 내용에 대해 견해를 달리하거나 불편해할 부분이 있을 수 있다지만 경제가 호조를 보일 때 미래를 위해 노동시장 구조개혁을 서두르라는 충고는 새겨들을 필요가 있어 보인다.[충남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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