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시론] 노인이 서글퍼하는 ‘100세 시대’
[충남시론] 노인이 서글퍼하는 ‘100세 시대’
  • 임명섭 주필
  • 승인 2017.11.15 17: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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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이 노안이 되면 이 세상을 떠나야 할 준비를 해야 한다. 그렇게 되면 영정사진도 챙겨놓아야 할 신세로 전락할 수 밖에 없다. 노인들은 평균수명을 넘기거나 가까워지면 죽음에 대한 두러움과 함께 살아갈 수 밖에 없다.
세상에 태어난 모든 생물들은 자라면서 늙고 병들어죽는 생, 로, 병, 사 의 자연 법칙에서 벗어나는 예외는 없다. 인류는 지구상에서 300만년 전부터 살아 왔다. 긴 세월 사람들은 이 땅에 머물면서 영원히 살것이라는 사람은 하나도 없다.
하지만 모든 사람들은 잘 살기 위한 부와 높은 자리인 권력을 잡으려고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면서 한평생을 사는 것이 인생이다. 옛날 서산대사(이조 선조때)도 인생을 놓고 “인생은 한조각 구름과 같다”고 표현했다.

사람이 죽는다는 것은 한조각의 구름이 사라지는 것이나 다름이 없다. 뜬구름 자체가 본래 실체가 없다는것, 그래서 사람이 나고 죽고 가고 오는 것이 또한 구름과 같다는 뜻일 것이다.
지구상 70억 명이 넘는 사람들의 얼굴이 같은 사람도 없고 같은 운명의 사람도 없다. 나도 그 중 한 사람으로 숙명과 천명은 변하지 않지만 운명은 자기의 노력에 의해 변할 수는 있다.
중국 명나라 때 자기 운명을 바꾼 ‘원학해’라는사람은 공덕과 선행을 많이 쌓아 타고난 수명이 53세인데 74세까지 살았고, 팔자에 자식없이 죽을 운인데 자식까지 두고 벼슬도 얻어 우리나라 임진왜란 때 명군을 거느리고 와 함경도에서 왜군을 물리쳐 그곳에 공덕비가 있을 정도였다.

우리는 흔히 농담삼아 일이 잘되면 자기 복이고 잘못되면 조상 탓이라는 푸념을 털어 놓기 흔했다.
인생살이 살다보면 맑고 쾌청한 날만 있으랴, 비바람 속에 견디기 힘든 폭풍도 있는 등 변화가 무상한 것이 인생사다.
이처럼 길고 긴 세월을 보내고 늘그막에 황혼을 즐기려는 노인들에게 걸림돌이 너무나 많다. 물론 매월 연금을 받으니 늙은 몸이 일하지 않아도 살 수 있는 사람도 있어 자식에게 부담을 주지않는 노인도 있다.
반면 삶의 마지막 저녁노을이 사라지듯 갈수록 살기가 힘들어 스스로 목숨을 버리는 처량한 신세로 변하는 노인도 많아 노인 자살률이 세계 최고다. 그런 노인들에게 100시대는 고사하고 당장 살아가는데도 힘들어 씁쓸하기만 하다.

생활이 만만치 않은 현실 속에서 사회의 푸대접을 느낄 때 삶을 포기하고 싶은 노인이 한 두 명이 아닐 것이다.
사회 푸대접 중 하나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노인 지하철 무임승차가 뜨거운 감자로 떠 오르고 있다. 그뿐만 아니다. 고령 사회의 노인 운전 문제도 귀가 따가울 정도로 도마 위에 오르고 있어 고령화 사회가 서글픔으로 가로 막고 있다.
물론 할 일 없는 노인들이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자하철을 이용하거나 운전으로 사고위험이 높은 것은 사실이다.
노인 무임승차가 만성 적자 원인을 주고 있는 것은 세인들도 다 알고 있다. 최근에는 국회에서까지 나서 노인 연령기준의 상향 검토 얘기가 나오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가 포함돼 있다.

물론 지하철 노인 무임승차의 연령기준 상향조정은 이것뿐만 아니라 모든 복지 지원 차원에서도 신경이 쓰이는 부분임은 분명하다. 찬성쪽은 현실에 맞게 고치는 것이 마땅하다는 주장이나 반대측은 사회적 약자의 기본권을 지켜줘야기 때문에 유지를 고수하며 맞서고 있다.
노인 운전 문제도 그렇다. 사고를 걱정하거나 나이듦에 대한 사회적 편견 때문에 고령운전자를 무조건 사고 유발자로만 바라보는 것도 생각해 볼 일이다. 자칫 노인 이동권이 제한될 수 있고 심할 경우 생계유지를 위한 생존권과도 문제가 될수 있어 꼼꼼히 다뤄야 할 과제다.
물론 노인 운전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데는 공감하지만 실행하기에는 부담이 된다.

게다가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둔 상황이여 정부든 국회든 노인층 반발을 우려해 섣불리 거론하기 힘든 싯점이다.
우리나라의 노인 빈곤 비율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조사 결과 노인 빈곤율이 42.7%로,OECD 회원국 평균(10.6%)의 4배 수준이다.
회원국 가운데 단연 1위다. 게다가 고령화 사회도 급속히 진행되는 상황이여 빈곤한 노후 생활의 부끄러운 민낯이다. 심지어 75살이 넘어서도 돈을 벌어야 하는 노인이 적지 않다.
일하지 않으면 먹고 살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정부는 늦기 전에 노인빈곤 문제 해결을 위한 대책 마련에 더 나서야 한다.정부는 현재 20만 원인 기초연금을 30만 원으로 올리기로 했지만 이 정도로는 부족하다.

빈곤에 시달리는 노인에게는 적지 않은 보탬이 되겠지만 과연 언제까지 이런 식으로 지원이 가능할 것인지도 의문이다. 사회안전망 확충에 노력을 기울이면서 동시에 고령층에 맞는 일자리를 만들어 지속가능한 소득을 보장하는 것이 중요하다.
고령층 일자리를 늘려 노인빈곤 문제를 해소하는 데 더욱 큰 관심을 가져야 한다.[충남일보 임명섭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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