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세계 꼴찌 우리 ‘삶’ 지수 되돌아봐야
[사설] 세계 꼴찌 우리 ‘삶’ 지수 되돌아봐야
  • 충남일보
  • 승인 2017.11.20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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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아시아 대부분 국가들은 한국을 부러워한다. 한국에서 공부하고 취업하려고 치열한 준비를 하는 청년들도 많다. 그런데 정작 한국인들은 성공적인 산업화와 민주화를 이룬 기적의 한류 나라라는 평가와는 다르게 삶에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
우리나라 국민의 삶의 질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꼴찌에 가까운 수준으로 떨어지고 있어 우울하기만 하다. OECD가 분석한 35개 회원국의 ‘더 나은 삶의 지수 2017’이 며칠 전 발표된바 있다. 지난해 기준으로 한국인 삶의 만족도는 10점 만점 중 5.9점으로 31개국 중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발표 내용에는 어려울 때 기댈 수 있는 친구나 친척이 있다고 대답한 응답자 비율도 대상 41개국 가운데 가장 낮았다.

여러 지표를 종합한 순위는 2012년 24위에서 해마다 한 단계씩 떨어져 최하위권에 머물고 있다. 특히 다른 조사에서도 한국 학생의 삶 만족도가 역시 최하위로 나타난 것은 이상하지도 않다.
최하위인 삶의 만족도는 우리의 삶을 되돌아보면 스스로 이해하게 된다. 어린아이 때부터 남에게 뒤지지 않으려고 쉴 틈도 없이 하루에 몇 개나 되는 학원에 다니며 대학에 들어가려고 많은 시간을 사교육에 투자한다.
어른이 돼서는 어떤가. 젊은이들의 취업은 갈수록 힘들어지고 연애와 결혼마저 포기하는 신세로 몰리고 있다. 또 노인 빈곤도 심각한 수준이다. 우리는 이처럼 한 편생을 경쟁 사회에서 쫓기며 삶에 내몰리고 있는 게 현실이다.

사회적 환경의 질을 떨어뜨리는 큰 요인으로는 심각한 대기오염(38위)과 장시간 노동도 빼놓을 수 없는 문제다. 숨 쉬는 게 고통스러울 만큼 심각해진 미세먼지가 국가경쟁력까지 후퇴시키는 수준이다.
최근 미세먼지 사태, 가습기 살균제 사건, 잇따른 묻지마 살인 사건, 각종 안전사고 등을 보면서 국민이 느끼는 사회의 불안함과 고단함, 답답함을 확인시켜 주는 듯해 참으로 마음이 무겁다. 게다가 비정규직 차별, 장시간 근로와 낮은 노동생산성, 비효율적인 조직 문화가 좀처럼 개선되지 않는 것도 문제다. 이런 것들을 장기적인 국가 정책으로 해결해야 하는데 현실이 따르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안타깝다.

이처럼 사회 최악의 양극화 해소는 어느 정부든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한다. 열심히 일하면 10년 정도 후에는 내 집 장만을 할 수 있는 세상이 돼야 하고 빈곤으로 자살하는 사람들이 없도록 사회안전망도 더 촘촘히 짜야 삶의 질이 높아 질 것이다.
그러려면 일자리를 늘리고 젊은이들의 ‘열정 페이’를 강요하는 현상도 사라져야 한다. 우리 삶의 질이 떨어진 것은 정치권이 국민의 삶을 개선하는데 힘을 쏟아야 하는데 정쟁만 일삼는 것도 고쳐야 한다.
남미 국가들은 GDP(국내총생산)가 낮아도 행복지수는 높다. 가톨릭신자들이 많다는 특성상 공동체로서 사회적인 지원과 돌봄에 대한 만족수준이 높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본받아야 한다.
현실에 떠밀려 한국을 떠나는 젊은이들이 해외에서라고 행복을 찾을 수 있을까. 나라를 벗어나려는 그들을 위해 정부가 다시 되돌아볼 일이다.[충남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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