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배 칼럼] 농촌을 살려야 한다
[김원배 칼럼] 농촌을 살려야 한다
  • 김원배 목원대학교 전 총장
  • 승인 2017.12.11 15:5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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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1월 1일 통계청에서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우리 농촌에서 신생아의 비율이 낮아지는 군(郡)이 52곳이나 되는데, 이들 군에서는 지난해 신생아의 출산이 300명도 되질 않았다고 한다.
연간 300명의 신생아 출생은 분만 산부인과를 운영하기 위한 최소치의 환자기준치로 사용되기 때문에 농촌에서는 산부인과가 현상유지가 어려워 영업을 포기하고 병원문을 닫았다는 것이다.

농촌에서는 아이를 출산하기위해 인접지역의 도시로 가서 출산에 관한 검진과 치료를 받기 때문에 불편한 점이 한 두 가지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래서 이들은 아예 농촌을 떠나 도시로 가거나 아니면 출산자체를 기피하여 농촌인구를 감소시키는 중요한 요인이 된다는 것이다. 농촌의 인구가 줄어들고 있다는 소리는 옛날부터 들어 왔지만 이렇게 심각한 줄은 몰랐다.
필자도 경상도 조그마한 산골에서 태어나 시골에서 성장했기 때문에 시골에 대한 동경심, 시골에 대한 향수가 있어 이 같은 소식을 접하고 보면 무척 마음이 아프다.

지금도 시골에는 93세 된 노모가 계시고 한 달에 한 번정도 어머니를 뵈러 시골에 가는 필자로서는 시골의 이 같은 현실이 믿기지가 않는다. 시골에 젊은 사람들이 줄어들고 나이가 든 노인들이 많기 때문에 노동생산성이 떨어진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신생아의 출산비율이 이렇게 떨어지고 있다는 현실을 이해하지 못했었다.
농경위주 사회였든 대한민국이 1960년대 시작된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의 성공적인 추진으로 중화학공업분야의 산업이 발전하면서 도시와 농촌 간의 소득수준이 큰 격차를 나타내게 되었다.

도·농 간의 소득격차로 농촌인구가 도시로 유출되는 인구의 역류현상이 나타나면서 농촌의 어려움은 예측되어 왔었다. 그러나 그 당시 경제정책을 수립하는 사람들의 마음은 지금과 같이 도-농 간의 격차가 이렇게까지 심각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하고 도시와 농촌 간의 소득이 균형을 이루면서 다 같이 살기 좋은 나라를 이룩할 수 있다는 푸른 꿈을 꾸고 있었다. 
농촌을 떠나려는 젊은이들을 유도하기 위해 농공단지가 조성되고 겨울철 농한기에 노름과 술타령으로 소일하는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새마을운동을 통한 협동정신을 교육하기도 했다.

정책입안자들의 정책목표와는 달리 제1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이 수립된 후 몇 차의 5개년계획이 시행되면서 50여 년이 지난 지금 도시와 농촌의 소득격차는 엄청난 격차를 보여주고 있으며 농촌의 인력이 도시로 역류되는 역류현상이 엄청나 농촌의 피폐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농촌인구가 도시로 역류되는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몇가지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을 것이다.
첫 번째는 소득수준의 격차이고 둘째, 도시인들에 비해 열악한 문화생활, 셋째는 자녀들의 교육문제가 어렵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첫번째의 원인인 소득격차는 특용작물을 재배한다거나 인접해 있는 중소도시의 공장에서 일하면서 농사를 짓는 투잡의 농민들에게는 도시인들과의 소득격차가 그렇게 크게 벌어지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전통적인 논농사나 밭농사에 의지하는 농민들의 경우에는 농작물 가격의 하락 등으로 인건비와 농약대금 및 비료 등과 같은 생산비의 과중한 지출로 소득 수준이 떨어져 농촌을 떠나는 요인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세 번째의 원인인 자녀들의 교육문제가 어렵기 때문에 농촌을 떠나는 농민들이 많다는 것이다. 실제로 신생아 출생 300명 미만의 농촌인 경상북도 영양군의 예를 조선일보 보도를 통해 정리해 보면 영양군은 학교운동장을 제외하고는 군 전체에 제대로 된 어린이 놀이터 하나 없는데 경로당은 161곳이나 된다는 것이다.

그만큼 어린아이들의 수가 적고 노인들의 수가 많아 노인들 위주의 행정이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매년 어린아이들의 수가 줄어 아이들을 위한 투자를 하지 못하기 때문에, 그래도 교육여건이 좋은 지역에서 아이들을 교육시키기 위해 인접도시인 안동이나 영주와 같은 도시로 떠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영양군은 인구가 1만 750명인데 2016년도에 태어난 아이는 74명으로 전국에서 울릉군(38명)을 제외하면 가장 적은 출산율을 기록하고 있다. 영양군에는 2000년에는 181명이 태어났으나 2007년 금융위기 이후에는 100명 이하로 떨어졌다.

10년째 신생아수가 100명 미만이라 고등학교학생 수는 423명, 중학생은 279명, 초등학생은 539명으로 급감하였다. 고등학교학생 수는 한 학년에 141명인데 초등학교와 중학교는 평균 90명 정도라 한다.
따라서 인구가 급감하는 각 군은 저 출산과 젊은이들의 탈 농촌을 막기 위해 출산장려금을 지급하고 대학등록금을 전액지원하며, 결혼 축하금 을 몇백만 원씩 주어 결혼을 장려하는 등의 정책을 실시하지만 이로 인한 효과는 크게 나타나지 않고 있다.
 
따라서 우리농촌을 살리기 위해 젊은 일군들을 불러들이기 위해서는 일시적이고 미시적인 정책을 실시하기보다는 안심하고 자녀들을 양육할 수 있고 교육시킬 수 있는 거시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하겠다.[충남일보 김원배 목원대학교 전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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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건우 2017-12-19 19:33:43
안의진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