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노균 칼럼] WGTO는 행복한 농촌을 만들 수 있을까?
[오노균 칼럼] WGTO는 행복한 농촌을 만들 수 있을까?
  • 오노균 박사/충북대학교 초빙교수
  • 승인 2018.01.09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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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지자체들이 소멸의 위기를 맞고 있다. 특히 농어촌이 중심으로 소위 촌락 지역은 저출산과 젊은 층 도시 유출 등으로 인구가 감소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이미 지자체의 절반가량이 2040년 소멸할 것이라는 보고서가 나온 바도 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인구감소를 막으려는 노력이 필사적이다. 지자체마다 아이를 낳으면 현금을 주고, 각종 혜택으로 출산을 장려하지만, 대세는 막기가 어려운 것 같다. 일본에서는 이와 같은 개념을 ‘인구 소멸’이라는 표현을 쓰기도 한다. 충남 청양군 비봉면과 전북 남원시 덕과면은 2016년에 1명도 출생신고를 하지 않았다.

이와 같은 상황은 농업사회에서 산업화사회로 나아가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따라오는 현상이다. 이미 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산업혁명 이후 급격히 농업지역의 쇠퇴를 이미 경험한 바 있다.
뿐만 아니라 현재는 산업화 지역 역시 전 지구적으로 재편되어 이제는 공장지역마저 쇠퇴지역으로 인식되기에 이르렀다. 미국의 경우 디트로이트와 휴스턴이 대표적이다. 영국의 경우, 리버풀, 멘체스터, 세필드 등의 도시들이 같은 문제를 경험하고 있다. 요컨대, 농촌뿐만 아니라 공업 지역 역시 쇠퇴의 늪에서 자유롭지 않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그린투어리즘이 하나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그린투어리즘은 농촌관광, 혹은 생태관광 등의 개념과도 혼재되어 있기는 하지만, 쇠퇴하는 농업지역을 일으키는 방안으로 유럽에서 시도되었던 방법이다.
독일에서 진행되는 그린투어는 ‘농가에서 휴가를(Urlaub auf dem Bauernhof)’이라는 표어로 1960년대 이후 꾸준히 발전하고 있다. 특히 독일은 철저하게 개별 농가 중심으로 농촌관광이 이뤄지고 있으며, 체류기간도 최소 1주일 이상으로 긴 편이다.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체류하면서 도시민들은 자연과 함께 호흡하고, 도시 생활에서 겪을 수 없었던 이색 체험을 즐긴다.

한국에서도 그린투어리즘의 사례는 쉽게 접할 수 있다. 정부에서는 도시와 농어촌간 교류촉진에 관한 법률이 제정된 이후 도농교류를 위해 꾸준한 노력을 해 왔다.
전국적으로 농촌체험휴양마을은 940개 이상으로 늘어났으며, 체험방문자의 보험가입을 지원하는 등 지원을 하고 있다. 이와 같은 노력에 힘입어 한국에서도 그린투어리즘의 바람이 불고 있지만, 그린투어리즘이 궁극적으로 지방소멸의 현실을 뛰어넘을 대안이 되어줄 것인지는 여전히 미지수이다.

그런 점에서 작년에 세종시 컨벤션센터에서 출범한 국제그린투어리즘연맹(World Green Tourism Organization)의 활동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WGTO의 초대 총재는 임동표 엠비지 그룹의 회장이 맡고 있으며, 수석부총재로는 오노균 충북대초빙교수가, 해외 인사로는 미국 프레드 알 슈만교수, 독일 이반 쿠네만 변호사, 일본 가와쿠치 쓰시마 그린투어리즘 전문가, 오스트리아 안드리아 홀츠너 말산업 최고전문가, 중국 취리 심양농대 연구원, 호주 토니그린투어리즘 전문가 등이 폭넓게 포진되어 있어서 앞으로의 활약이 기대된다.
WGTO는 국내에서 최초로 발족한 국제 비정부기구라는 점에서도 그 의의가 크다.

WGTO는 2018년 50개국 회원국 확보를 목표로 활동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이와 같은 운동이 활성화되면, 전 세계의 그린투어리즘 인증과 연대, 그리고 국내 그린투어리즘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임동표 총재는 “농가 인구절벽 시대에 그린투어리즘의 활성화가 절실하다”며 “회원국 50개국 확보를 위해 금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지역 소멸의 시대에 WGTO가 농어촌의 새로운 미래가 될 수 있을지 결과가 주목된다.[충남일보 오노균 박사/충북대학교 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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