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강중 칼럼] ‘대전호(號)’ 구조할 선장이 없다
[김강중 칼럼] ‘대전호(號)’ 구조할 선장이 없다
  • 김강중 선임기자
  • 승인 2018.01.16 18:02
  •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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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일보 김강중 선임기자] 황금개띠 해가 시작됐다. 정확히 말하면 12지(支)는 음력이니 한 달 뒤 설날부터가 옳다.
곧 평창 동계올림픽이 열리고 감동스런 2월을 맞을 것이다. 그런 뒤 봄이 시작되면 지방선거 열기로 뜨거울 것이다.
그 때쯤 지역, 이념대결의 고질병도 다시 도질 것이다. 장기 복합불황의 경제는 가누기 힘든 대한민국이 될 것이다. 미뤄 논 북미 간 핵(核)문제 담판도 악재가 되기 충분하다. 
이처럼 민생과 안보의 위기, 정치 불신은 과연 복(福)된 개띠 해가 될런지 의문이다. 무엇보다 다급한 것은 대전시의 암울한 미래다.

결론부터 말하자. 과학도시 대전시가 나날이 쇠락하고 있다. 대전시는 제4차산업 선도 특별시를 강조하지만 공허하다.
수년 전 ‘사람과 기업이 떠나는 대전시’란 칼럼을 쓴 기억이 새롭다.
이제는 시장(市長)도 선거법 위반으로 중도 낙마해 떠났다. 그는 임기 내 ‘행복한 대전’을 외쳤다. 정작 본인은 물론 시민도 불행했고 상처만 남겼다.
다시 5개월 뒤 지방권력을 선출하는 6.13 지방선거가 실시된다. 시장 궐위로 현임이 없는 공산(空山)이다. 그 탓에 10여 명 후보가 난립, 정중동이다.
속단이겠으나 대전시장 선거 구도는 ‘친문’과 ‘친박’의 한 판이 될 전망이다. 정치 공학적으로 볼 때 전직 시장 간 재대결 공산이 크다.

그 근거는 친문 실세 의원이 출마를 철회했다. 또 돌격대로 지역 망신을 시킨 한 의원도 출마를 접었다. 해 놓은 일 없는 중진급도 이런저런 눈치만 살피고 있다.
시장선거에서 패하면 망신과 함께 2년 반의 의원직(職)도 상실해 ‘게도 구럭도 잃는 꼴’이 될 것이다. 8년 전, 한 현역은 과욕을 부리다 이런 아픔을 맛봤다. 
현임의 프리미엄이 사라지자 재선급 구청장들도 관망하며 뛰어들 태세다. 시장 선거에 지더라도 존재감을 높였고 후년의 총선에 도전하면 된다는 복안이다.
지지율이 열세인 군소 야당도 당선을 떠나 손해 볼게 없다는 계산이다. 이들도 총선을 앞두고 얼굴 알리기로 여기면 그만이란 셈법이다. 또 득표율 15%만 넘기면 선거비용도 보전 받으니 고민하고 주저할 일이 없다.

어쨌든 촛불에 힘입은 여당은 공천만 받으면 ‘따 논 당상’이란 분위기다. 전직 시장, 국회의원 등 거물급과 정치 신인, 군소 후보 간 4파전이 될 듯싶다. 초반 판세는 ‘1강1중2약’ 정도로 예상된다.
현재는 여당의 지지율이 견고하다. 하지만 지지율이란 물거품과 같다. 예상치 못한 사건이나 방심하면 역전되는 게 선거판의 속성이다.
문제는 이들 중 대전시 수장으로 적임자가 없다는데 심각성이 크다. 우리는 일찍이 민선 4·5기에서 그들의 민낯을 보았다. 다시 10년, 20년을 되돌려 그들에게 희망을 찾는 건 참으로 뜨악한 일이다.
그야말로 시대의 착오이고 퇴행이 아닐 수 없다.

둘러 봐도 번듯한 대기업, 미래의 먹거리, 볼거리 하나 없는게 대전시 현실이다. 토목사업과 시민들이 반대하는 사업에 매달리며 잇속을 챙겼다. 그 댓가로 그들은 낙선의 고배를 들었다.
지금도 대전시는 이런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선거를 앞두고 지방 사정(司正)이 몰아치면 적나라한 형해(形骸)들이 드러날 것이다.
비금비금한 면면은 ‘그 나물에 그 밥’이다. 탁월한 선택 없이 강요당하는 식의 선거는 착잡하다. 명관(名官)도 괄목할 신예도 없기에 부정적 파장은 불 보듯 뻔하다. 
광역시 출범 이래 그 누구도 대전의 비전을 제시하지 못했다. 요즘 회자되는 ‘캠코더’처럼 측근만 챙긴 채 대전의 발전을 저해했다. 그 결과 대전시는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

그 책임은 선장만이 아니다. 기관장, 갑판장도 일조했다. 국·과장 거개는 일신의 영달을 위해 ‘말 잘 듣는 귀염둥이’로 전락했다. 소신은 간데없고 시장의 눈과 귀를 가렸다. 
결과는 실패로 이어졌다. 실기한 엑스포과학공원 재창조, 무산 위기의 트램 2호선, 대전의료원도 요원하다. 이 뿐만 아니다. 유성복합터미널 차질, 도안 갑천친수구역 개발의 지연, 스마트 융복합 육성도 말만 무성하다.
기업들은 대전시가 발주하는 사업에 일 하기가 어렵다고 토로한다. 예컨대 엑스포장 내 롯데의 복합테마파크 조성사업이 그랬다. 정상 추진됐다면 지지난해 개장됐을 것이다. 관저지구 신세계 ‘유니온스퀘어’ 실패 또한 그러하다. 비근한 예로 세종시 상수도 도수로 사업은 실로 가관이다. 세종시는 대전시 수돗물을 사용하기 위해 자부담으로 50억을 투입했다.

사업비 한 푼 안 낸 대전시는 생색만 내고 있다. 턴키 발주도 무방할 것을 설계, 감리, 시공을 분리해 발주했다. 10여 ㎞ 남짓을 5구간으로 나눴다. 구간마다 이권에 개입하겠다는 속내가 짙다. 결국 시공사와 마찰을 빚고 공기내 완공이 우려된다.
이렇게 기업을 홀대하면서 세종시와 상생, 충청권 공조만을 되뇌고 있다. 지역경제는 피폐하고 시민들은 행정을 불신하고 있다. 그러니 사람과 기업, 기차도 대전을 떠나는 것이다.
이런 ‘대전호(號)’를 구조할 마땅한 선장이 없다. 민선 7기가 암담한 이유이고, 슬픈 대전시 초상(肖像)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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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밀 2018-01-18 16:53:14
참으로 공감이가네요
답답하군요 다음 지방선거에는
참신하고 합리적인 진실로
시민을 위하고 나라를 위해 일하는
사람이 나왔으면 합니다

민현기 2018-01-18 11:44:05
김기사님의 기사를 읽고 다음 대전시 선장에 대해 관심 가지게 되었다 아무튼 좋은 분이 당선 되었으면 하는 생각을 해본다 이 기사를 읽고 대전시민 모두 관심을 가지기를 바랍니다

2018-01-17 13:53:36
노잇천국
노인잇권천국
환장하겠다
듀란과 레너드의 재대결
환장하겠다
기자님이 출마하시죠
게네들?
환장하겠다

김라운 2018-01-16 22:09:10
아직도 개발논리를 앞세워 글팔이하는 논객이 설치는 대전지역언론이 한심 스럽다. 대전의 미래는 시민이 주인되는 복지도시가 되는 것이 중요하다.
사람이 중심이 되는 과학도시 건설은 대전의 기득권을 유지해온 자민련 아류들이 일선에서 물러나는 것이다.
권선택은 자민련 아류의 마지막이 되어야한다. 7기 대전의 선장은 촛불의 명령을 실천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이현 2018-01-16 21:02:38
대전시의 현실에 좀 씁쓸하네요...
대전시 시민으로써 이글을보면서 한번 더 생각하게됩니다
앞으로도 솔직하고 좋은글 많이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