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올리자 영업시간 단축… 외식업계 고육지책, 소비자는 원성
최저임금 올리자 영업시간 단축… 외식업계 고육지책, 소비자는 원성
업계 "손님도 없는데 인건비만 부담"… 손님들은 "한참 먹고있는데"
  • 김성현 기자
  • 승인 2018.01.19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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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충남일보 김성현 기자]  '이제는 우리가 헤어져야 할 시간…'. 18일 새벽 1시. 대전 서구에 위치한 한 술집에서 '또 만나요'라는 노래가 흘러나왔다. 손님들은 순간 어안이 벙벙했지만 아쉬움을 뒤로한 채 자리에서 일어났다.

"석 달 만에 친구를 만나 회포를 풀고 있는데 너무 일찍 끝나 아쉽다"는 반응과 함께 "갑자기 이런 식으로 영업종료를 알리는 건 너무 하지 않나"라는 불만도 터져나왔다.
 
정부가 올해부터 최저임금을 7530원으로 인상하면서 자영업자 등 소상공인들이 직원을 줄이고 영업시간을 조정하는 등 고육지책을 짜내고 있다. 특히 외식 자영업자들은 임대료ㆍ인건비ㆍ원재료 상승 ‘3중고’에 시달리면서 할 수 없이 영업시간을 단축하는 등 고통을 겪고 있다.
 
무리하게 운영시간을 지키기 보다 인건비를 줄여 영업손실을 막아보자는 것이다.
 
실제로 대전 서구에서 주점을 운영하는 최모(44) 씨는 "평일에는 2시까지 영업을 하는데 올해부터 시행된 최저임금 인상 때문에 영업을 단축했다"며 "남아있는 손님에게 술과 안주를 파는 것보다 인건비를 줄이는 것 오히려 이득이라 이렇게 결정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대전 서구의 한 무한리필 참치집도 평일에는 탄력적으로 운영시간을 단축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집 사장 정모(52) 씨는 "현재 가게에 직원이 5명 있는데, 손님이 많이 없으면 최대한 일찍 끝내려고 노력한다"며 "무한리필 가게라 재료비 부담이 큰 데 인건비까지 늘어나면 감당할 수 없어 영업시간 단축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근처 칼국수도 "손님도 없는데 무리하게 영업시간을 지키는 것보다 일찍 닫는게 이득"이라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소비자들도 불만을 토로한다. 한창 먹고 있는데 가게를 닫겠다고 하니 여흥이 쉽게 가시지 않고, 남은 음식이 아까운 마음도 크다 
 
직장인 민모(34) 씨는 "야근을 마치고 늦은 식사를 하려고 인근 식당을 찾았는데 문이 닫혀있었다. 요즘 식당들이 너무 빨리 닫아 편의점 도시락으로 끼니를 때워야겠다"고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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