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승세 정현, 조코비치 상대로 승산 있다’ 전문가들 전망
‘상승세 정현, 조코비치 상대로 승산 있다’ 전문가들 전망
‘US오픈 16강’ 이형택도 ‘대단하다 정현!’ 축하 메시지
  • 연합뉴스
  • 승인 2018.01.21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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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일 호주 멜버른의 2018시즌 첫 테니스 메이저 대회인 호주오픈 남자단식 3회전에서, 상대 알렉산더 즈베레프(4위·독일)를 3-2로 제압한 정현(58위)이 두 손을 쳐들고 있다. 이로써 정현은 2007년 9월 US오픈에서 남자단식 이형택(42·은퇴) 이후 10년 4개월 만에 메이저대회 16강에 오른 한국 선수가 됐다.

[충남일보 연합뉴스] 세계 랭킹 4위를 격파한 정현(58위·삼성증권 후원)이 한때 세계 최강으로 군림했던 노바크 조코비치(14위·세르비아)의 벽을 넘을 수 있을까.

정현은 22일 호주 멜버른에서 열리는 호주오픈 테니스대회 남자단식 16강전에서 조코비치를 상대한다.
조코비치는 지난해 7월 윔블던 이후 팔꿈치 부상으로 반년 가까이 대회에 나오지 못해 현재 세계 랭킹이 14위까지 밀렸다.

그러나 2014년 7월부터 2016년 11월까지 2년 넘게 세계 1위 자리를 지키며 메이저 대회에서 12번이나 우승한 ‘톱 랭커’다.

2016년 호주오픈 1회전에서도 정현은 당시 세계 1위였던 조코비치에게 0-3(3-6 2-6 4-6)으로 패한 바 있다. 당시 정현의 세계 랭킹은 51위였다.

국내 전문가들은 정현이 20일 3회전에서 알렉산더 즈베레프(4위·독일)를 물리치며 생애 처음으로 세계 랭킹 10위 이내 선수를 꺾었고, 메이저 대회 16강에도 처음 들었다는 점에서 최근 다소 하락세인 조코비치와 좋은 승부를 펼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호주 멜버른 대회 현장에서 정현과 조코비치의 경기를 직접 관전하고 있는 이진수 JSM 테니스 아카데미 원장은 “즈베레프를 상대로 정현이 전혀 주눅이 들지 않고 자기 테니스를 구사했다”며 “예전에는 강한 상대를 만나면 포기하는 경향이 있었지만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평가했다.

이진수 원장은 “무엇보다 스트로크 기량은 세계 정상급으로 올라섰다”며 “특히 조코비치가 서브나 스트로크 모두 전성기에 비해 예리함이 다소 줄었기 때문에 좋은 경기를 펼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국내 유일의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인 코리아오픈 토너먼트 디렉터를 맡고 있는 이진수 원장은 “2년 전에는 로드 레이버 아레나에서 뛴 경험도 없었고, 조코비치와 같은 큰 선수와 상대해보는 것도 처음이었지만 지금은 달라졌다”며 “최근 정현의 신체 밸런스도 아주 좋기 때문에 이런 상승세를 유지한다면 조코비치와 경기는 5대5의 팽팽한 승부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 원장은 또 “파워나 움직임 면에서는 정현이 지금 조코비치보다 좋아 보인다”며 “오히려 3회전에서 이긴 즈베레프처럼 체격이 크고 강한 서브를 갖춘 파워풀한 스타일이 정현에게는 더 까다로울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서브의 경우 강약과 코스를 적절히 섞어가며 첫 서브 확률을 높이고, 움직임이 느려진 조코비치를 좌우로 뛰게 하며 상대보다 빠른 공격으로 포인트를 잡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국내에 호주오픈을 중계하는 JTBC3 FOX 스포츠에서 해설을 하는 김남훈 현대해상 감독 역시 “조코비치가 3회전을 3-0으로 이겼지만 경기 도중 메디컬 타임아웃을 불렀다”며 “아직 몸 상태가 완벽히 회복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김남훈 감독은 “1, 2회전의 조코비치 경기를 봐도 전성기 모습에는 미치지 못한다”며 “(정)현이가 경기 초반에 분위기를 접전으로 끌고 가면 충분히 해볼 만하다”고 지적했다.

김 감독은 “2년 전 대결에서는 조코비치도 정현을 쉽게 생각하고 나왔기 때문에 자신 있게 샷을 구사했겠지만 지금은 그렇게 만만하게 보지는 못할 것”이라며 “그러다 보면 공을 그만큼 아끼게 되고, 정현에게 기회가 올 여지도 더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김남훈 감독은 “그래도 조코비치는 세계 1위까지 갔고, 이 대회에서 6번이나 우승한 선수”라며 “서브가 아주 빠른 편은 아니지만 코너워크가 좋고 무엇보다 풍부한 경험에서 나오는 수 싸움으로는 정현이 이기기 힘들다”고 조언했다.

김 감독은 “조코비치도 정현의 백핸드가 좋다는 점을 알고 나올 것이기 때문에 포핸드 쪽으로 공략할 텐데 거기서 3회전처럼 과감하고 힘 있는 포핸드로 받아줄 필요가 있다”며 “마음 같아서는 5대5로 보고 싶지만 아무래도 상대가 조코비치라 5.5 대 4.5 정도로 전망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어쨌든 상대는 반년 만에 치르는 복귀전이라는 점에서 체력적인 부담이 있을 것”이라며 “길게 간다는 생각을 하고 경기에 임하면 못 이길 상대는 아니다”라고 응원했다.

한편 정현에 앞서 2000년과 2007년 US오픈 ‘16강 신화’를 썼던 이형택은 자신의 소셜 미디어에 “대단하다∼ 정현!! 너무 좋아도 할 말이 없다는 게 이런 거네요 ㅎㅎㅎ 가족, 코치, 매니지먼트 모두 모두 수고했습니다!! 죠코 잡고, 레이스∼”라는 글을 올리며 후배의 메이저 대회 16강 진출을 축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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