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현송월 포석’과 남한 흔들기
북한의 ‘현송월 포석’과 남한 흔들기
  • 탄탄스님
  • 승인 2018.01.25 14:03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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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탄스님(여진선원 주지, 용인대 객원교수)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음악인 현송월(玄松月, 45)의 초강력 태풍이 휩쓸어 갔다. ‘현송월 호’의 남조선 흔들기 37시간이 한파주의보보다 먼저 와 버린 것이다. 노동당원인 그녀에게 남조선 집권세력과 극우 보수가 놀아나는 꼴이라니, 역시나 외교는 ‘벼랑 끝 전술’이 일단 완승을 거둔 듯하다.

공자께서는 논어에서 ‘사람 노릇을 할 수 있는 5가지 덕목’으로 공손(恭), 관대함(寬), 믿음(信), 영민함(敏), 나눔(惠)을 설파했다. 그중 으뜸으로 공손함을 꼽았는데, 경고도 잊지 않으셨다. 바로 ‘지나친 공손은 예의와 어긋난다’는 점이었다. 과공비례(過恭非禮)가 외교나 체제 간 접촉공간에서 불거지면 참사가 되는 것이 맞다.

지난 21일 시작된 현송월 북한 삼지연관현악단장의 남한 방문 1박 2일은 그 전형이라고 할 수 있다. 시쳇말로 내용은 없고 남북 간 서로의 정치적 실리만 챙기려는 속내만 여실하게 드러낸 꼴이다.

현송월 방남 에피소드를 보면 북한이 올림픽 개최국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소란스러웠고 불편했다. 북한 매체의 언어수위도 문제가 심각한 수준인데, 더구나 우리 체제가 괜히 지조 없이 끌려다니는 듯하다.

남북한 단일팀이 통일에 어떠한 영향을 줄 것이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 그것이 정치적인 이벤트일 가능성은 명확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올림픽만 바라보고 십수 년을 땀 흘린 선수들의 노력과 노고는 감안하지도 않고 무작정 남북한 단일팀을 하자고 밀어붙이는 꼬락서니도 그렇고. 이것이 과연 평양올림픽이었는지, 평화올림픽이었는지, 일단 평창 올림픽이 끝난 이후에나 자명하게 드러날 것이다.

은여우 목도리 두르고, 가슴에는 김일성 김정일 배지를 조신하게도 달고, 에르메스 명품 악어가죽 파우치, 주문제작으로만 판매한다는 초록색 2500만 원 상당의 핸드백에 온통 쏠리는 자본주의의 그 천박한 물신주의도 속절없이 드러냈다.

보수 찌라시 언론의 ‘영혼 없는 짓거리’ 하며, ‘삼지연관현악단장’이라는 위세와 보무도 당당하고 도도한 척하는 40대 후반. 우리식 체제에서는 아직 애송이인데, 일개 사단쯤 호령한다는 북한군 대좌계급의 현송월, 그녀의 방남에 온통 떠들어 대고 허우적대는 모습들, 국정원과 경찰이 병풍을 서주고 시민의 동선쯤은 아랑곳하지 않고 끊어 버리는 삼엄한 경호도 눈살이 찌푸려지지 않을 수 없다.

그녀는 최근 노동당 중앙위원회 후보위원으로 그 지위가 급상승하였다고 한다. 중앙위원회 후보는 노동당에서도 핵심 고위급 요원이자 엄청나게 파워 있는 직책으로, 사실상 노동당을 이끌어나가는 핵심적인 지도층이라고 본다.

명실상부한 남한체제의 전복을 기도하려는, 어쩌면 체제 선전도구인 공연 내용조차도 점검하지 않고 온 나라를 부산스럽게 한 북한 당국의 현송월 포석이 적당하게 남한 흔들기의 성패를 가늠케 한 그네들만의 전략 전술이라면 과도한 우려일까?

정권이며, 언론이며, 문화체육계, 어용 시민단체까지 우리사회가 모두 놀아난 꼴이었지 싶어 허탈하기만 하다.

<여진선원 주지 , 용인대학교 객원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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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ger1065 2018-01-25 22:51:51
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