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일보 연합뉴스] 남자 선수로는 최초로 메이저대회 20번째 우승 트로피를 거머쥔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2위·스위스)에게 우승 소감 인터뷰는 일상적인 일이다.
그러나 2018년 호주오픈 우승 트로피를 쥔 페더러는 평소와 달랐다.
“믿을 수 없다. 정말 기쁘다. 긴 하루였다. 내 꿈이 현실이 됐다”며 짧은 문장으로 천천히 우승의 기쁨을 전한 페더러는 “믿을 수 없다”고 짧게 말한 뒤 눈물을 삼켰다.
페더러는 28일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호주오픈 테니스대회 남자단식에서 마린 칠리치(6위·크로아티아)를 3-2로 잡고 정상에 올랐다.
이번 대회 페더러는 37세라는 나이를 믿을 수 없을 만큼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1회전부터 준준결승까지 5경기 연속 3-0으로 승리했고, 준결승에서는 정현(58위·한국체대)으로부터 기권승을 거뒀다.
결승에서는 칠리치를 상대로 5세트까지 가는 치열한 접전을 벌인 페더러는 5세트에 오히려 날카로운 움직임을 보여주며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잠시 감정을 추스른 페더러는 “오늘 멋진 경기를 펼친 칠리치에게도 감사의 말을 전한다. 호주에서 작년에 이어 올해도 대단한 시간을 보냈다. 팀과 가족 모두에게 감사하다”고 말한 뒤 코트를 찾은 전설적인 선수들도 함께 언급했다.
호주오픈 메인 코트인 로드 레이버 코트를 메운 관객은 페더러가 평소와 다르다는 걸 직감하고 힘찬 박수를 보냈다.
페더러는 팬들에게 “당신들은 날 계속 앞으로 나아가게 만드는 존재다. 계속 운동하게 한다. 정말 감사하다”고 인사한 뒤에는 아예 폭포수와 같은 눈물을 흘렸다.
마치 올해를 끝으로 코트를 떠나는 사람처럼 눈물을 흘리던 페더러는 팬들의 박수를 뒤로하고 코트를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