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관가에 부는 대형차 바람
[기자수첩]관가에 부는 대형차 바람
  • 황순정 기자
  • 승인 2008.03.24 18: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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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가 연일 최고가 행진을 거듭하고 있는 가운데 일선 지방자치단체장들이 고배기량, 최고급 관용차를 구매해 문제가 되고 있다.
천안시는 시장 관용차를 3800cc급 6500만원짜리 최고급 승용차로 교체했다.
천안시만이 아니다. 전국 기초자치단체장 중 3500cc가 넘는 관용차를 운행하고 있는 곳이 10여 곳에 이른다.
광역자치단체까지 포함하면 그 수는 훨씬 늘어난다.
이들은 기존 승용차가 5년 이상 운행했고 주행거리도 15만km를 넘어 교체요건에 하자가 없다고는 하지만 일반 시민들 상식으로는 납득하기 어렵다.
도로에는 10년 이상 된 차량들이 무리 없이 운행하고 있으며 관용차라고 해서 유독 빨리 바꿔야 하는 이유도 없기 때문이다.
오히려 세금으로 구입했다면 관리에 더 신경 쓰고 아껴서 오래 타야 하는 것이 상식이다.
치솟는 기름 값에 대통령까지 직접 나서 유류소비를 줄일 방안을 지시하고 서민들은 앞 다투어 연비가 좋고 배기량이 적은 경차로 갈아타고 있다.
그런데도 모범을 보여야할 지자체장들만 거꾸로 가고 있다.
큰 차를 이용한다고 해서 일을 더 잘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최고급 관용차의 뒷자리를 즐기는 동안 기름 값 절약을 위해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서민들의 고충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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