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형주 칼럼] 치열한 열정의 흔적이 있는가?
[양형주 칼럼] 치열한 열정의 흔적이 있는가?
  • 양형주 목사 대전 도안교회
  • 승인 2018.02.04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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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형주 목사 대전 도안교회] 얼마 전 호주 오픈 테니스대회에 출전해 준결승까지 진출하며 세계 4강에 오르는 신드롬을 일으켰던 정현 선수가 화제다.

그는 준결승을 2세트까지 경기하다 결국 경기를 포기했다. 바로 그의 발 때문이었다. 경기 직후 SNS에 공개된 그의 오른발바닥은 그야말로 충격 그 자체였다. 물집이 터졌고 생살까지 드러나고 그것도 문드러져서 뼈가지 드러날 정도였다.
도저히 걸을 수조차 없는 상태였다. 그야말로 만신창이였다. 이 상태로 발에 진통제 주사를 놓고 테이핑을 한 상태로 경기를 한 것이다.

이 발이 공개되면서 새삼스럽게 한동안 잊혀졌던 사람들의 발이 다시 화제가 되고 있다.
먼저, 축구선수 박지성의 발이다. 어릴 때 발 감각을 키우기 위해 맨발로 축구를 했던 그는 발톱이 대부분 시커멓게 죽었고 발바닥은 나무처럼 단단해졌다. 그의 발이 사진에 공개되었을 때, 사방에 멍이 들고 상처투성이였다.

스피드스케이팅 이상화 선수의 발에도 엄청나게 굳은살이 누렇게 베여있다. 스케이트를 신고 빙판을 가를 때의 발 감각을 살리고 얼음면과의 마찰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서 양말을 신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그녀의 발목에는 30바늘 이상 꿰맨 흉터자국이 남아있는데 이는 중학교 2학년 때 스케이트 날에 베인 자국이다.

스포츠클라이밍 부문 월드컵 최다 26회 우승자인 김자인 선수의 발도 충격적이다. 암벽을 오르기 위해 발에 힘을 모아야 하는데 이를 위해 원래 치수보다 20mm나 작은 신을 신는다. 그러다 보니 발가락이 휘어졌다.

발레리나 강수지의 발 역시 마찬가지다. 혹독한 연습으로 울퉁불퉁해 졌다.
이러한 선수들의 일그러진 흉터난 발은 쉬지 않고 정말 가치 있는 것을 끈임 없이 추구한 결과다.

어떻게 그런 실력을 쌓고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었는가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을 굳이 듣지 않아도 이 발 하나면 모든 것이 이해가 간다.
발에 남은 흔적이 모든 것을 말해 준다. 이는 소중한 것에 열정과 끈기와 집념을 쏟아 부은 훈장이다.

우리 사회가 건강하려면 입으로만 떠벌리는 것이 아니라, 흔적있는 발을 가진 이들이 많아져야 한다.
나는 어떠한가? 나의 발, 손, 혹은 몸에 이러한 치열한 흔적들이 새겨져 있는가? 혹시 입으로만 너무 쉽게 말하고 너무 쉽게 비판하지 않는가? 이제는 치열한 열정의 흔적을 몸으로 새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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