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요동치는 글로벌 금융시장, 우리 경제는 안전한가
[사설] 요동치는 글로벌 금융시장, 우리 경제는 안전한가
  • 충남일보
  • 승인 2018.02.07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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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미국 근로자의 1월 시간당 평균임금이 작년 동월 대비 2.9% 올라 2009년 6월 이후 최대 폭으로 올랐다는 2일(이하 현지 시간) 미 노동부의 고용지표 발표가 도화선이 됐다.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를 예상보다 빨리 올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면서 이날 미 채권시장에서 투매 현상이 빚어져 채권값이 폭락했다.

우리 코스피는 전장 대비 33.64포인트(1.33%) 빠진 2491.75로, 코스닥은 10년 6개월 만에 최대 폭인 41.25포인트(4.59%) 내려간 858.22로 각각 마감했다. 일본 닛케이지수는 전장 대비 2.55% 떨어진 22,682.08로 마감됐고 홍콩과 대만 주가지수도 급락했다.
미국의 높은 임금상승률은 미 경제가 디플레이션(물가하락) 국면에서 인플레이션(물가상승) 국면으로 넘어갈 공산이 크다는 뜻이다.

8년 6개월간의 오랜 경기확장 국면에서도 2% 이하의 낮은 상승률을 유지하던 미국의 물가가 고임금으로 상승 압박을 받을 수 있어서다. 미국은 지난달 실업률 4.1%로 4개월째 거의 완전고용 상태다. 호황기의 미 기업들이 인력을 구하기가 그만큼 어려워져 앞으로 임금이 더 많이 오를 개연성도 높다. 최근에는 국제 유가 및 원자재 가격도 상승추세다. 이런 요인들이 맞물리면 비용상승 인플레 가능성이 커질 수밖에 없다.

지난달 스위스 다보스포럼에서 미국을 중심으로 물가에 대한 경고들이 쏟아진 이유도 여기에 있다.
미국이 물가상승 가능성을 미리 차단하는 수단은 금리 인상밖에 없다. 자칫 금리 인상의 시기를 놓쳐 경제에 거품이라도 낀다면 처방이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과도한 인플레가 발생하면 백약이 무효라는 것이 경제의 정설로 통한다. 이런 맥락에서 앞으로 미국의 금리 인상 속도가 빨라질 가능성이 크다는 게 대다수 전문가의 견해다.

미국은 지난달 31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동결했지만, 다음 달 열리는 FOMC에서는 정책금리 인상이 확실시된다. 글로벌 금융시장에서는 올해 2∼3회로 예상됐던 금리 인상 횟수가 4회까지 늘어날 수도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문제는 한국이다. 미 금리 인상 속도가 빨라지면 한국엔 직격탄이 될 수 있다. 당장 다음 달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상단금리 기준으로 한미 간 금리역전 현상이 발생한다.

또 미국이 올해 서너 차례 금리를 올리는데 한국이 한차례 정도 금리를 올린다면 역전 금리 격차가 커져 외국자본 이탈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 한국은행의 고민이 커질 수밖에 없는 지점이다.
지난달 국내 물가상승률이 1.0%로 17개월 만에 최저를 기록했고 가계부채 부담도 만만찮아 금리 인상에 신중할 수밖에 없다. 경제성장 견인과 일자리 창출 때문에라도 당장 추가 금리 인상은 쉽지 않아 보인다. 이주열 한은 총재가 추가 금리 인상은 경기지표를 보며 신중하게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밝힌 이유다.

하지만 금융시장에 미치는 미국의 금리 인상 영향이 워낙 큰 만큼 금융당국은 불확실한 글로벌 금융시장에 대한 철저한 모니터링과 적절한 조치로 부작용 최소화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기업과 가계 등 다른 경제주체들도 자산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하는 등 금리상승 추세에 따른 불확실성에 대비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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