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학생없어 문닫는 폐교 대책 세워라
[사설] 학생없어 문닫는 폐교 대책 세워라
  • 충남일보
  • 승인 2018.02.12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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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충남 홍성군 결성초등학교에서는 신입생이 없어 폐교 위기에 처하자 개교 108년 전통의 모교를 지키기 위해 동문회를 중심으로 자녀 학교 보내기에 나선 바 있다. 또 강원도 영월군 상동고교는 동문회가 앞장서 신입생에게 장학금과 외국 연수 기회 제공을 약속해 폐교를 막기 위한 필사적 노력을 기울인 바 있다.

교육부가 2011년부터 추진한 ‘적정규모 학교 육성정책’으로 통폐합된 전국 초등학교는 211개교에 달했다. 교육부 추산 1982년부터 작년 3월까지 폐교된 학교는 총 3726개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는데 이는 갈수록 심화되는 출산율 감소 여파를 방증한 셈이다.
최남단 마라도에 위치한 가파초등학교 마라분교는 3년째 휴교 중이다. 학생이 없어 2016년 2월 졸업생 1명 배출을 마지막으로 문을 닫은 상태다. 국토 최남단의 학교라는 상징성과 지역적 특수성 때문에 폐교는 간신히 면했지만 이 학교의 휴교는 장기화될 전망이다.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에 따르면 오는 3월, 한 명의 신입생도 없거나 단 한 명 입학하는 초·중·고교는 전국 113개교로 신입생이 없는 학교가 54개교 한 명인 학교가 59개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신입생이 없어 폐교되는 학교는 전국 28개교로 분교까지 포함하면 그 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교육부 통계에 따르면 1982년부터 올해까지 폐교수는 충남이 258개교, 세종시 13개교, 대전시 8개교 등으로 집계됐다. 특히 저출산 여파로 학생 수가 급감하면서 농어촌 지역을 중심으로 폐교가 도미노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이처럼 농촌 지역 폐교는 인근 학령인구의 유출, 인구 감소, 지역 황폐화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고리가 된다는 점에서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게다가 농촌지역의 학교들도 신입생 수가 급감하고 있는 실정이다.
신입생 없는 학교는 초등학교에서 중`고교로 거슬러 오르고 있다. 초등학생 입학생 감소가 중`고교 폐교로 이어지는 또 다른 폐교 도미노의 예고편인 셈이다. 학교의 주인인 학생이 사라지면서 졸업식과 입학식이 생략되는 현상도 일상이 됐다.

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 1.17의 초저출산이 계속되고 있으니 같은 잣대를 계속 들이대면 폐교 대상 학교는 가파르게 늘게 될 것이다. 학생이 없다고 학교부터 서둘러 문을 닫게 되면 가장 먼저 지방이 소멸의 길로 들어서게 될 것이다.
배워야 할 나이의 아이를 가진 가정이 떠나고 들어올 사람도 없어지면 정부의 귀농 정책과도 역행될 것이 뻔하다. 농촌 지역에서 학교는 단순히 학생을 가르치는 곳 이상의 의미를 지니기 때문이다.

정부와 교육청이 재정만을 앞세워 폐교의 고삐를 계속 당길 경우 농촌 황폐화는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천편일률적 폐교 정책보다는 학교를 지역민과의 상생의 장소로 유지 발전시킬 방향을 모색해 나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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