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정 방남, 진정한 ‘통일의 불씨’ 될 것인가
김여정 방남, 진정한 ‘통일의 불씨’ 될 것인가
  • 탄탄스님
  • 승인 2018.02.14 09: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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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탄탄스님(여진선원 주지, 용인대 객원교수)

김여정 방남 2박3일과 공연단이 평창동계올림픽보다도 초미의 관심사가 된듯하다. 주객이 전도된 느낌이다. 보도 내용 또한 천편일률적으로 온통 방남 관련기사 투성이다.

대북 관련에 있어서 우리 입장을 어떻게 정리해야 할까? ‘위장평화 공세’인가? ‘통일의 불씨가 될 우리 민족 하나 되기’의 일환인가?

현 정치권은 어떻게 현명하게 대처하는 것이 바람직할까? 모나리자처럼 알 수 없는 미소만 날리던 백두혈통이라는 김여정이 과연 우리의 심금을 울려주었는가? 아니면 사람의 얼굴을 한 전제주의자의 미소에 현혹되어 또 한바탕 허무하게 시간을 흘려보낸 의미 없는 쇼에 불과하였는가?

평소 정치에는 큰 열정을 가진 사람도 아니어서, 이러한 글을 쓰는 것도 상당히 조심스럽지만, 현재 북한과 우리의 대북 현실을 ‘문’이라는 은유적 표현으로 정의 내리고 싶다.

‘문을 열면 시원하지만 불안’하기도 하고 ‘문을 닫으면 답답하기도 하여 불안’한, 결론은 단속을 잘하여 열고 닫는 순간이 진정으로 우리 민족에게 어떠한 큰 이익이 있는가를 냉철하게 고민해 보는 수밖에 없다. 농담 같지만, 절실한 비유이다.

북한의 문화공연이 민족의 이질화를 극복하여 민족의 동질성 회복에 도움이 되었다면 이보다 더 훌륭한 성과는 없겠지만, 방남 공연이 정치적 이해득실과 이념화로부터 거리를 둔다면 성과도 있었겠지만, 명백히 사회주의에서의 모든 예술은 선전선동의 도구에 지나지 않음도 직시해야 한다.

우리의 문화예술이 표현의 자유와 예술성에 우선한다면, 북한의 문화예술은 최고 지도자의 관장 아래 있으며 혁명의 도구이고 선전선동으로 인민을 교양하는 일들임을 심각하게 직시하여 고민의 대상으로 여겨야 한다. 그리하여 통일의 불씨가 되어야 할 교류에 대해서도 냉철히 깨달아 단순하게도 겉모습에 현혹되는 어리석음이 없었으면 한다. 북한 예술의 표현 양식의 상징, 정신적 존재를 냉엄히 관조하여 큰 테두리를 미시적으로 보고 과연 신뢰할 만한 것이 되는지 명확하게 직시해보자.

제왕적 통치자와 단임이며 한시적 지도자와의 정치적 접근방식의 두드러진 특징은 느긋함과 조금함이라는 상이함에 있다. 성과주의에 치우쳐 조급함으로 접근하다가는 큰 낭패를 볼 수도 있으니 좀 더 지혜로운 남북 교류를 추진하여 성과를 얻었으면 하는 바람이 간절하다.

이러저러한 논란이 있어도 통일이 민족의 명운을 밝게 해줄 민족적 과업이고 이루어야 할 지상 최대의 숙제임은 명확하다.

그러나 올림픽 이후에 산적한 민생문제며, 구체적인 의미에서의 삶의 안정이 정치권이 풀어야 선차적 과제이지만, 통치 행위가 생활의 미세한 부분까지도 뒤틀어 놓을 수 있는 정책을 추진함에 있어서 통일운동도 문화교류도 좋다.

하지만 산적한 우리사회의 문제에 특히 청년실업 문제며, 고용, 노동조건, 소득, 재산, 부동산, 건강, 교육, 사회보장, 세금과 공공요금, 삶의 인프라 이러한 것들에도 결코 등한시해서는 안 된다.

또한 우리 사회의 고질적 병폐인 인사와 정책 집행에 있어서의 직권 남용, 독직의 문제, 금전, 인사, 국가 운영에 있어서의 혼란이 불법적 그물망에 들어가 있었던 지난 정권의 적폐 청산도 적법하게 법률적으로 처리돼야 마땅하다고 할 문제들이다.

적폐 청산의 움직임이 정치보복으로 비쳐지는 현재의 보도 형태를 보면, 결국 이번 일은 어떤 형태로든지 법적인 처리로 이번 정권의 정치적 과업으로 끝나게 되는 것이 아니라, 또 다른 불행한 정치적 파행을 전가하는 우울한 현실이 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올림픽 이후 우리에게 주어진 현실의 무게가 주는 중압감이 통일의 불씨 못지않게 큰 압박감으로 다가오는 이유이고, 또다시 한바탕 치러야 할 선거국면도 결코 호기는 아닐 것이다. 차분히 대안을 마련하는 명절 연휴를 맞이하는 수밖에 어떤 큰 묘안도 없으니 내심 걱정만이 앞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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