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특집] “설 연휴? 돈 벌어야죠”… 고향집 대신 알바일터로 향한 취준생들
[설 특집] “설 연휴? 돈 벌어야죠”… 고향집 대신 알바일터로 향한 취준생들
‘단기간 고수익’ 연휴 내내 알바생활 택해
  • 이훈학 기자
  • 승인 2018.02.16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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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 동안 단기간 고수익을 낼 수 있는 알바들이 쏟아지면서 주머니 사정이 넉넉지 않은 대학생, 취준생들이 설 연휴 내내 알바생활을 택하고 있다./충남일보=이훈학 기자

[충남일보 이훈학 기자] 취업 준비생인 이 씨(28)는 올해 설 명절을 서울에 있는 가족, 친척들과 보내는 대신 대전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기로 했다. 스트레스로 다가오는 친척들의 취업 여부 질문을 피할 수 있고 설 연휴 동안 알바를 하면 평소보다 더 많은 시급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씨는 “작년 명절 때 친척들이 ‘아직 취업 못 했냐’, ‘누구는 취업해서 벌써 결혼준비 했다 하더라’라는 말을 들어 스트레스를 받았었다”면서 “올해도 괜히 스트레스를 받느니 평소보다 시급 2배를 더 받을 수 있는 알바를 하기로 마음먹었다”고 밝혔다. 

설 연휴 동안 단기간 고수익을 낼 수 있는 알바들이 쏟아지면서 주머니 사정이 넉넉지 않은 대학생, 취준생들이 설 연휴 내내 알바생활을 택하고 있다. 

16일 알바 전문 앱 알바콜에 따르면 올해 설 연휴 알바 계획에 대해 설문 조사한 결과 알바 구직자 10명 중 6명 이상은 설 연휴 알바 근무를 희망했다. 연령별로는 20대의 알바 희망 비율이 87%로 가장 높았다. 

설 연휴 알바를 희망하는 이유로는 ‘용돈이 필요해서(43%)’ 응답이 가장 많았다. 이어 ‘단기 알바가 많아서’ ‘시급 높은 알바가 많아서’가 각 17%로 조사됐다. 또 ‘친척 어른들 뵙기 불편해서(11%)’ ‘별다른 계획이 없어서(8%)’ 등이 집계됐다. 

설 연휴 기간 높은 시급을 앞세우며 근로자를 모집하는 공고 역시 넘쳐났다. 이날 알바 포털 사이트들은 설 명절을 앞두고 기획한 ‘설날알바 채용관’ ‘설날 알바’ 등의 메뉴를 통해 무려 1000여 개의 설날 알바 모집 공고를 올렸다. 

이 중에 가장 인기가 높은 알바 업종으로는 택배 상하차 알바다. 노동의 강도는 세지만 평소 일급보다 1~5만 원을 더 줘 7~15만 원을 벌 수 있기 때문이다. 

택배 상하차 알바를 하고 있다는 대학생인 김 씨(24)는 “설 연휴로 물건이 너무 많아 힘들긴 하지만 짧은 기간에 큰돈을 벌 기회가 흔치 않아 고향 집에 내려가지 않고 알바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고가의 시급을 주는 업체들이 줄을 잇다 보니 상대적으로 시급이 낮은 직종의 업주들은 설 연휴 알바생을 구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카페를 운영하는 이모(40) 씨는 “많은 아르바이트비를 챙겨주기가 힘들어 평소와 같은 시급으로 알바생을 구하다 포기했다”며 “올해 설 명절은 하루 정도만 쉬고 가게를 지킬 생각”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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