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듀! 평창… '올림픽 정치적 이용' 일체의 시도를 경계한다
아듀! 평창… '올림픽 정치적 이용' 일체의 시도를 경계한다
  • 탄탄스님
  • 승인 2018.02.26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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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탄스님(여진선원 주지, 용인대 객원교수)
탄탄스님(여진선원 주지, 용인대 객원교수)

겨울 스포츠 종목을 대상으로 세계 여러 나라의 대표선수들이 마음껏 기량을 겨루는 동계올림픽은 1924년부터 4년마다 개최되고 있는 지구촌 스포츠의 제전이다.

1998년 제18회 일본 나가노, 2002년 제19회 미국 솔트레이크시티, 2006년 제20회 이탈리아 토리노, 2010년 제21회 캐나다 밴쿠버, 2014년 제22회 러시아 소치동계올림픽까지 이어졌다.

전북 무주와 강원도 평창이 각각 2010년 동계올림픽 유치를 추진해왔으나 2002년 강원도 평창이 올림픽 개최 후보도시로 최종 결정되었다. 이에 따라 평창이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해 힘썼으나 2003년 7월 IOC총회 최종투표에서 캐나다 밴쿠버에 3표 차로 밀려 올림픽 유치에 실패했다. 이후 2014년 동계올림픽 유치에도 도전했으나 2차 투표에서 러시아 소치에 4표 차로 밀려 유치에 실패했다.

그러나 평창은 3번의 도전 끝에 2011년 7월 6일 남아프리카 더반에서 열린 IOC총회에서 1차 투표에 63표를 얻어 제23회 동계올림픽 유치에 성공했다. 1988년 서울 올림픽 이후 30년 만으로, 아시아 국가로는 일본에 이어 2번째 동계올림픽 개최다.

한편 제23회 평창 동계올림픽은 2018년 2월 9일∼25일까지 17일간의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Good bye 평창, Olympic, Next See You Again…” 17일간 대향연의 막을 내렸고, 성취감과 자부심이 크지만, 씁쓸함도 적지 않다.

고대 올림피아드 초창기는 정말 순수하게 개최됐을지 몰라도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정치와 커넥션이 심할 수밖에 없었다. 대중 동원이 어려웠던 당시 수만 명의 관중이 운집하는 올림피아 축제는 정치가들 입장에서 가장 유권자들과 만나기 좋은 기회였다.

고대 올림픽은 대략 기원전 9세기부터 시작되어 서기 393년 로마제국의 칙령으로 경기가 금지될 때까지 무려 1200년 가까이 개최되었다.

고대 그리스와 페르시아 간 벌어진 전쟁의 영웅이자 살라미스해전을 승리로 이끈 테미스토클레스(Themistocles)가 기원 전 480년, 올림피아 축전에 나가 연설을 한 것도 결코 우연이 아니다.

기원전 472년 올림피아 제전에서는 그리스 도시국가 중 하나인 아르고스에서 국가 소유 말을 전차경기에 출전시켜 우승을 하기도 하였으며, 이후 그리스가 통일된 기원전 324년 알렉산더 대왕 시기에는 알렉산더가 직접 올림피아에 나와 포고령을 내리는 등 정치적으로 많이 이용되었다. 그리스가 로마제국에 편입된 이후에도 마찬가지였다.

로마제국 시대 올림픽은 로마 특유의 잔혹한 검투경기 문화와 만나면서 더욱 거칠어지고 유희적인 경기로 변질되기 시작했으며, 레슬링이나 복싱 경기의 승자를 놓고 뇌물과 반칙이 쓰였고, 각종 선전과 도박이 판을 치었으며 심지어 네로황제의 경우에는 막대한 뇌물로 자신이 승리자가 되는 것을 대중들에게 보여주면서 정치적으로 이용하기도 하였다.

이 올림픽 자체가 대단히 인종 및 여성 차별적인 경기이기도 하였다. 여성은 참가는 물론 관전조차 허락되지 않은 것은 잘 알려져 있지만, 그리스인을 제외한 외국인들 역시 참가할 수 없었다. 참가할 수 있는 자는 오직 그리스인 남성뿐이었다. 이로 인해 마케도니아 왕이었던 알렉산더 대왕조차 그가 그리스인 혈통임을 심판들에게 인정받고서야 경기에 참가했다는 기록이 전한다.

결국 크리스트교가 국교로 제정된 이후인 서기 393년 로마 황제 테오도시우스 1세의 명으로 ‘이교도 제전을 금지시킨다’는 명분으로 폐지되기도 하였다. 명분은 그럴싸하였지만 실제로 로마제정 말기로 갈수록 올림픽이 그만큼 사회적으로나 정치적으로 물의를 많이 일으켰었다는 의미이기도 했다.

올림픽이 부정과 불의로 얼룩져 오기도 하였지만 진정한 올림픽 정신은 평화와 화해를 바탕으로 인류의 축제가 되어야 한다. 정치적으로 정략적으로 올림픽을 이용하려는 것은 올림픽 정신과 어긋난다는 교훈을 얻은 평창 동계축제가 한반도에 평화의 메시지를 전한 계기였으면 하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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