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농어촌 의료공백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기자수첩]농어촌 의료공백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 최병민 기자
  • 승인 2008.03.27 18: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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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어촌지역 공공의료기관에 공중보건의 배치시기가 지연되면서 지난해에 이어 올해 또 상당기간 의료공백이 불가피해 보인다.
병원은 커녕 약국도 하나 없어 의료사각지대인 농어촌에 해마다 장기간 의료공백을 초래하는 보건당국을 도저히 납득할 수가 없다.
병무행정 차질 탓이라지만 그나마 보건소나 보건지소가 유일하게 기댈 언덕인 농어민으로서는 치료를 중단하거나 아파도 참으라는 얘기니 답답한 노릇이다.
이 같은 의료공백은 국방부의 교육일정 때문이라는데 4주간 군사훈련을 받는 공중보건의와 8주간 훈련받는 군의관의 퇴소일정과 전역시기를 같은 날로 맞추다보니 빚어진 일이다.
충남도 등에 따르면, 도내 16개 보건소와 158개 보건지소 소속 총 482명의 공보의 가운데 다음 달 6일 만기제대 신청을 한 인원은 197명(40%)에 달하는데 신임 공중보건의는 다음 달 24일에나 일선에 배치될 예정이어서 최소한 18일 이상 의료공백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태안지역의 사정은 더욱 심각하다. 공보의 24명 중 10명이 제대신청을 한 상태여서 기름유출 피해로 인한 의료수요를 감당할 인력이 절대 부족할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더 큰 문제는 공중보건의 훈련일정 재조정 등 특단의 대책이 없는 한 앞으로도 의료공백 사태는 매년 연례행사처럼 반복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최근에는 의대생 중 여학생 비율이 늘어나 군복무로 대체할 의사, 치과의사, 한의사 등 공중보건의 숫자 자체가 줄어드는 추세여서 향후 농어촌지역 의료난은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실제로 보건복지가족부는 올 초 병무청에 2555명의 공보의 배정을 요구했지만 병무청에 올 공보의로 입영예정인 의사면허 취득자는 총 1285명으로 한의사와 치과의사를 모두 포함해도 1974명에 불과, 전국적으로 581명이나 부족하다고 밝혔다.
지속되는 탈농(脫農) 현상과 농어촌 공동화(空洞化)의 원인은 농사를 지어 먹고살기 힘든 탓도 있겠지만 농어촌지역의 열악한 교육환경과 의료서비스 부재 등이 주된 요인이라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돌아오는 복지농촌 건설’은 고사하고 행정편의주의로 공중보건의 충원까지 차질을 빚어서야 말이 되겠는가?
정부는 공중보건의 입대일자 조정 등 근본적인 대책 마련과 함께 의료공백기간 중 대체인력 투입 등 적절한 조치로써 농어민들의 아픈 가슴을 어루만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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