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도 공무원들 '패닉'… "이틀째 잠적 비겁" 배신감도 토로
충남도 공무원들 '패닉'… "이틀째 잠적 비겁" 배신감도 토로
남궁영 권한대행 "도정 누수 없도록 흔들림 없이 업무"
  • 우명균 기자
  • 승인 2018.03.07 17:0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여직원의 성폭행 폭로에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도지사직을 사퇴한 6일, 도청 직원들이 식사를 위해 청사 식당으로 이동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여직원의 성폭행 폭로에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도지사직을 사퇴한 6일, 도청 직원들이 식사를 위해 청사 식당으로 이동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충남일보 우명균 기자]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비서 '성폭행 의혹'으로 충남도청이 '패닉 상태'에 빠졌다. 민선 5·6기 충남도정을 이끌며 도덕성과 인권을 강조해 온 안 전 지사의 이중적인 행태에 공직사회는 분노를 터뜨리고 있다. 

이 사건의 파장이 정치권은 물론 사회 각계에 일파만파로 퍼지면서 그 파장의 끝이 어디가 될 지 예단키 어려운 형국이다. 특히 오는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이번 사건이 충청권 정치 지형 변화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도측은 도지사 궐위에 따른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지만 일손을 잡지 못한 채 어수선한 분위기가 역력하다. 일각에서는 안 지사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국민 앞에 석고대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김태신 충청남도공무원노동조합 위원장은 7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도청 공직사회의 충격적인 분위기를 가감없이 전했다. 김 위원장은 "사건 발생 이틀째 (안 전 지사가) 숨어 있다는 것은 아주 비겁한 행위"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민주주의를 위해 헌신한 만큼, 공인인 만큼 국민 앞에 나와서 석고대죄로 자신의 잘못을 인정해야 한다"며 "스스로 검찰 조사를 받아야 되는데도 불구하고 도지사가 이렇게 잠적해 버렸다는 건 충남도로서 창피하다"고 토로했다.

안 전 지사가 '미투 운동'을 지지한 당일 이런 일이 발생한 것에 대한 직원들의 황당함도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아침에도 남성 중심적인 성차별 문화를 극복해야 된다, 계기를 만들자, 미투 운동을 지지한다고 했다"며 "본인 당사자가 해당자가 돼 버리니까 직원들끼리 '무슨 얘기지'라며 잠깐 정신이 나갔다"고 말해 공직자들의 충격의 강도가 매우 컸음을 내비쳤다. 심지어는 '가짜 뉴스'라는 얘기마저 돌았다.

여성 직원들의 '배신감'은 더욱 컸던 것으로 알려진다. 여성 직원들에게 인기가 좋은 상황에서 이번 사건의 충격파가 상당했다는 후문이다.

도청 내부적으로 안 전 지사의 이런 행태에 대해 사전에 인지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위원장은 "부끄럽게도 전혀 몰랐다"며 "어제 도지사 권한대행에 들어간 남궁 영 행정부지서와 긴급 통화를 계속해 왔는데 그분도 몰랐다"고 말했다. 이어 "심지어 식사를 하다 그 얘기를 듣고 긴급 복귀를 했다"며 "그 정도로 직원들이 전혀 몰랐다. 왜 그런가 하면 정무 라인의 경우는 지사가 채용하는 인력"이라고 밝혔다.

안 전 지사 중심의 정무 라인의 직원이 도청내 일반 직원들과 별도로 움직이고 인사나 업무, 동선 역시 '고유 영역'이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충남도청이 안 전 지사의 성폭행 의혹으로 크게 흔들리자 도측은 도정 누수 예방을 위해 대책 마련에 나섰다. 남궁영 권한대행은 우선 이번 사태에 대해 사과했다. 남궁 대행은 기자회견에서 "도 공직자들은 도 지사의 직무 수행이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못하는 상황에 대해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남궁 대행은 그러면서 "도정에 누수가 없도록 흔들림 없이 당면 현안을 더 치밀히 챙기고 그동안 정한 방향대로 업무를 추진하겠다"며 "직원 모두가 경각심과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더 열심히 일하겠다"고 다짐했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