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시론] 미투로 여성 성 주체성 정립의 전환 기대한다
[충남시론] 미투로 여성 성 주체성 정립의 전환 기대한다
  • 임명섭 주필
  • 승인 2018.03.07 18: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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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투(Me Too 나도 당했다)는 본래 2006년 미국의 사회운동가 ‘타라나 버크’가 성범죄에 취약한 유색인종 여성, 청소년을 위해 시작한 캠페인으로 2017년 10월 배우 ‘알리사 밀라노’가 트위터를 통해 제안하면서 빠르게 확산됐다.

제안 직후 많은 여성들이 SNS에 자신이 겪은 성폭력을 고발하고 ‘미투 해시태그(#Me Too)’를 붙여 연대 의지를 밝혔다. 이후 전 세계 80개 이상 국가에서 해시태그를 통한 성폭력 고발이 마치 폭풍처럼 이어졌다.

한국판 미투도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다. 미투 사건의 가해자들이 오랫동안 별 일 없이 살았던 과거의 상처는 이루 헤아릴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시대가 바뀌었다. 남성들이 여성을 우습게 알고 학대에 가까운 성적 수치심을 불러 일으키는 성폭력을 몰아내기 위해 미투 운동이 전개되어 우리 사회도 큰 파장이 일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한 검사의 용기 있는 폭로로 시작된 한국의 미투 운동은 전국에서 무서운 기세로 온 사회를 휘저으며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정치계, 법조계, 문화예술계, 종교계, 언론계, 대학가 등 사회 어느 분야에도 기다렸다는 듯 터지고 있어 참으로 망신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특히 안희정 충남지사 등 유명 인사들의 성추행 폭로와 진실 공방전은 마치 “여기가 바로 지옥”이라는 생각조차 들 정도로 무섭게 터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 놀라워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사실은 일부만 수면 위로 떠오를 뿐, 떠오르지 않고 잠수한 미투가 더 많을 지도 모른다.

우리 사회 전반에 걸쳐 뿌리 깊게 남은 가부장제의 구조 때문인지도 모른다. 미국에서도 그랬다니 한국은 오죽하겠을까? 똑똑한 사람도 당하는데 약한 사람들은 더 많은 피해를 당했다는 말이 저절로 나올수 밖에 없다.

미투 운동이 본격화 됐으나 일부 여성들은 미투에 가담은 못했을 망정 “강도의 차이지 그런 경험이 없었던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라는 푸념이 나올 정도니 씁쓸할 뿐이다.

여성 모두가 그렇지는 않겠으나 이게 우리 사회의 서글픈 단면인지도 모른다. 이제 내부 고발로 서서히 미투 운동이 번지고 있지만 또 다른 고백 운동의 휘오리 바람이 일어날지 두고 볼 일이다.
성폭력 피해 여성들이 입은 상처를 알리려면 미투 운동에 맞춰 피해자의 용기와 사회적 지지가 절대적이다.

피해 여성들이 수면 위로 올라올 수 있는 용단이 문제다. 전국이 ‘미투’로 아우성인 가운데 정부도 부처별 실태조사와 신고센터의 운영 등 개별 대응에 나섰다.

늦은감은 있지만 여성의 성 주체성을 정립시킨다는 차원에서 높은 평가를 받도록 이 미투를 기대해 보자.

인간의 내면에 자리 잡고 있는 추악한 죄악성을 은밀하게 표출하는 것이 성폭력이고 성추행이라면 이번 기회에 뿌리를 뽑아야 한다.

마지막으로 모든 성추행, 성폭력 사건은 언론에 공개하지 말고, 비밀리에 조사하고 그에 적절한 처벌을 받게 해야 한다.

본인의 실명과 얼굴을 언론에 공개하면 피해자는 또 한 번의 고통을 받을 것이 분명하니 운영의 묘를 살려 제대로 된 미투 운동으로 확산되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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