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미투 운동’ 본질 훼손없이 지속돼야 한다
[사설] ‘미투 운동’ 본질 훼손없이 지속돼야 한다
  • 충남일보
  • 승인 2018.03.13 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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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력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된 것은 그리 오래된 일이 아니다. 성 문제는 그 자체가 입에 담기조차 민망한 주제다. 형법상 강간죄, 강제추행죄에 의한 성범죄 처벌은 있었지만 사회적 시선을 두려워한 피해자들이 신고를 꺼리는 일도 많아 드러나지 않았다.

특히 친고죄(피해자의 고소가 있어야 공소를 제기할 수 있는 죄)가 폐지된 것도 겨우 5년 전이다. 이런 사회 변화에 하소연 할 데도 없이 ‘쉬쉬’했던 성폭력을 수면 위로 끌어올린 것이 최근 번지고 있는 것이 미투(Me Too` 나도 당했다) 운동이다.

직접적인 성폭력이 아닌 언어와 신체 접촉에 의한 성희롱이란 개념은 미국에서 처음 시작됐다. 우리나라는 1980년대에 성희롱, 성적 모욕이란 용어가 간헐적으로 등장하기 시작 했다.

성희롱이 명백한 범죄행위로 규정된 것은 ‘서울대 우 조교 성희롱 사건’의 영향이 컸다. 성희롱의 구체적인 개념은 ‘남녀차별 금지 및 구제에 관한 법률’(1999년 제정)에서 성폭력은 성폭행, 강제추행, 성희롱을 포괄하는 의미로 다뤄졌다.

이제 미투 운동이 번지자 하루가 멀다하고 새로운 성 피해 가해자가 나오면서 우리 사회에 얼마나 성폭행`성추행이 만연해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일부에서는 미투 운동의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어 미투 운동의 취지를 훼손시키지 않을까 걱정도 된다.

무차별 폭로와 마녀사냥식 여론 재판은 적지 않은 문제를 양산하고 있다. 이처럼 터무니 없는 폭로가 인신공격으로 번져 미투 운동의 의의를 훼손하는 요인이 되고 있기도 하다.

그래서 일부는 미투 운동이 남성을 적대시하는 여성운동으로 변질됐다고 공격하는 ‘미투 공작 세력’도 있다는 얘기가 그래서 나올 정도다. 물론 모든 일이 큰 일을 하려면 부작용도 따르겠지만 미투 운동은 계속돼야 한다.

사회 저변의 ‘갑을문화’ ‘여성차별’ 같은 구태를 없애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하지만 과다한 폭로와 여론재판, 피해자 노출 같은 폐단은 없어야 한다.
미투 운동이 건전한 사회운동으로 자리잡기를 기대 한다.

미투 운동은 우리 사회 가부장적 권력구조에서 발생한 권력형 성폭력을 근절하려는 운동이다. 양성평등적 조직 문화를 지향하는 ‘시대정신’이자 성평등이 결핍된 민주주의를 완성하자는 ‘제2의 민주화운동’이나 다름없다.

미투 운동은 제도적으로 보호받지 못한 성폭력 피해자들이 목소리를 내는 것이다.
법적 절차만을 강조하는 것은 미투 운동의 본질을 외면하는 것이라는 지적이 타당하다. 그렇다고 다수(여론)로부터 소수의 보호라는 ‘법의 존재 목적’까지 잊어서는 안 된다.

만에 하나 이름을 공개해 여론재판부터 받는 방식으로 악용되서도 안 된다. 때문에 미투 운동은 본질에 대한 훼손 없이 지속돼야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