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학교 가기를 거부해요”… 분리불안·우울증 의심
“아이가 학교 가기를 거부해요”… 분리불안·우울증 의심
이창화 교수의 ‘새학기 증후군 탈출법’
  • 이창화 을지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 승인 2018.03.15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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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화 을지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3월!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초등학교 입학과 새 학기의 시작은 우리 아이들뿐만 아니라 부모님에게도 설레는 일이다. 하지만 이런 설렘과 함께 자녀들이 새로운 환경에서 잘 적응할 수 있을지 걱정과 불안감에 휩싸이게 된다.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입학을 앞둔 우리 아이들이 새로운 환경에 잘 적응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알아본다.

낮선 교실과 새로운 친구 등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환경에 적응하지 못해 나타나는 일종의 적응장애를 새학기 증후군이라고 한다. 긴 방학이 끝나고 개학을 해서 등교를 해야 할 때가 되면 아이들이 무작정 유치원이나 학교에 가지 않겠다고 하거나, 몸이 좋지 않다고 하는 경우가 있다.

등교거부증는 다양한 심리적 불편으로 인해 아동이 유치원이나 학교에 가기를 회피하는 증상이다.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지만 대표적인 경우는 다음과 같다.

첫째, 새롭게 입학을 하거나 초등학교 저학년인 경우에는 분리불안이 원인이 되는 경우가 많다. 이 경우에는 엄마로부터 장시간 떨어져 있는 것 자체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학교에 가지 않으려 하고 학교에 갈 시간만 되면 특별한 이유 없이 여러 가지 신체증상을 호소하게 되는 것이다.

아이가 분리불안 때문에 유치원이나 학교에 가는 것을 겁내는 경우에는 아이의 불안 정도를 점검해 가면서 단계적으로 이를 해결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일정한 기간 동안은 부모가 아이를 직접 데리고 가서 수업 중에는 교실 밖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수업이 끝나면 데리고 오도록 하고, 점차로 부모가 같이 머무는 시간을 줄여 아이 혼자서 가도록 유도 하는 것이다. 물론 분리불안을 악화시키는 가정 내의 요소가 있다면 이를 해소하는 것이 기본이 된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둘째, 지능이 떨어지거나 학습장애가 있는 경우에도 학교에 가기를 싫어할 수 있다. 학교에 가도 선생님 말씀을 알아들을 수가 없고 노력을 해도 성적이 나쁘게 나오는 것이 반복되게 되면 학교생활에 흥미를 잃어버리게 되어서 학교에 가는 것을 꺼리게 된다.

지능이 지나치게 떨어지는 경우에는 아이의 능력에 맞는 교육기관을 찾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으며 학습장애가 있는 경우에는 적절한 특수교육을 받는 것이 좋다.

셋째, 우울증과 사회공포증 및 기타 정신질환의 증상으로 인해서 학교에 가는 것을 두려워하고 피하게 되기도 한다. 특히, 중고등학생이 학교에 가는 것을 거부할 경우에는 정신질환의 증상 때문일 가능성도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반드시 전문가와 상의하여 필요할 경우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넷째, 학교에서 따돌림을 당하거나, 괴롭힘을 당할 경우에도 학교에 가는 것을 두려워할 수 있다. 아이들은 학교에서 괴롭힘을 당하더라도 보복이 두렵거나 따돌림을 당하지나 않을까 두려워서 부모나 선생님에게 이러한 사실을 이야기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항상 아이의 생활에 관심을 가지고 열린 마음으로 아이와 대화하는 것이 아이가 이러한 상황에 처할 경우 조기에 발견해 적절한 대책을 세울 수 있다.

이처럼 새학기 증후군의 원인은 다양하지만 어떤 경우이든 가능하면 빨리 유치원이나 학교에 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결석한 기간이 길어지게 되면 등교를 거부했던 이유가 해소되더라도 결석한 것 자체에 따른 부작용 때문에 또 학교에 가는 것을 꺼릴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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