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퇴진' 보름… 충남도 분위기 '어수선'
'안희정 퇴진' 보름… 충남도 분위기 '어수선'
측근 인사 퇴직 목소리, 국비 확보 어려움 이어 공무원 비위 정황도 '연타'
  • 최솔 기자
  • 승인 2018.03.20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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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충남일보 최솔 기자]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성추문'으로 불명예 퇴진한 뒤 보름 가까이 지난 지금, 도청 공직사회는 여전히 어수선한 분위기다.

도 관계자들에 따르면 안 전 지사가 사퇴한 뒤 측근 인사들도 물러나야 한다는 여론이 공무원들 사이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안 전 지사 재임 시절 '측근 인사' 논란이 끊이질 않았다는 점에서 이들에 대한 눈초리는 따갑기만 하다. 

대표적으로 충남도 산하 5-6곳의 기관장이 언급된다. 이들은 안 전 지사의 정책특별보좌관을 역임했거나 선거캠프 등에서 활동해 온 인물이다. 현재까지 사의를 표명한 인사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비 확보의 어려움을 토로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도는 지역 국회의원 초청 정책설명회를 3개월 가량 앞당기고 각 실국별 소관 중앙부처 충청 향후회와 간담회를 마련하는 등 모든 역량을 쏟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실무자들이 느끼는 입장은 다르다. 도의 한 공무원은 "그동안 '안희정 프리미엄'을 받은 건 사실이다. 하지만 지금은 '리스크'로 바뀐 것 같다"면서 "외적으로 명확히 드러나진 않지만 달라진 분위기를 체감한다"고 귀띔했다.

도지사 궐위 상태에서 터진 공직자 비리는 공직사회를 더욱 냉랭하게 만들었다. 국무조정실 공직복무관리실은 최근 도청 공무원 10명을 대상으로 부동산 투기 의혹에 대해 집중적인 조사를 벌였다. 추후 조사가 마무리되면 검찰에 수사를 의뢰하고 그 결과를 행정안전부에 통보할 예정이다.

최근 발표된 지난해 정부합동감사 결과에서도 공무원들의 비위 정황이 포착돼 도에 기관 경고 처분이 내려졌다. 특히 전·현직 공무원과 도의원 등이 연루된 것으로 드러나 상당한 파장이 예상되고 있다.

부정적인 변화만 있는 것은 아니다. 과거 성희롱으로 인식하지 않았던 발언이나 행동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는 등 성 인식 변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여성과 물리적 거리를 두는 '펜스룰' 현상도 우려되지만 긍정적인 측면이 더 크다는 게 공무원들의 중론이다.

김태신 충남공무원 노조위원장은 "안 전 지사 사태 이후 남성을 중심으로 한 성 인식 개선에 대한 목소리가 늘고 있다"며 "이번 위기가 새로운 기회로 작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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