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틈만 나면 사장이 몸 더듬어"… 갑질·성희롱에 눈물짓는 알바생들
"틈만 나면 사장이 몸 더듬어"… 갑질·성희롱에 눈물짓는 알바생들
20대 성희롱 피해 경험 72.4%… 여성이 대부분
  • 김성현 기자
  • 승인 2018.03.21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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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충남일보 김성현 기자] 정부가 최저임금을 인상하는 등 근로자들의 복지향상을 위해 다방면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아르바이트생들의 고충은 커져만 가고 있다. 휴식시간을 제대로 보장받지 못할 뿐 아니라 업주의 성추행 등으로 알바생들의 시름은 깊어져만 간다.

알바몬이 알바생 4736명을 대상으로 휴식시간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전체 응답자 중 71.1%에 해당하는 알바생들이 휴식시간을 제대로 보장받고 있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전체 응답자 중 28.9%만 ‘온전하게 쉴 수 있는 휴식시간이 주어진다’고 답했지만 23.6%는 ‘아르바이트 중 휴식시간이 주어지지 않는다’, 나머지 44.4%는 ‘휴식시간이 있지만 온전히 쉴 수 없다’고 답했다.
 
'손님의 갑질'도 알바생들의 근무를 힘들게 한다. 알바천국이 전국의 20대 회원 106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아르바이트생 고충 중 1순위가 '진상 손님의 갑질'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아르바이트생 10명 중 9명(94.5%)이 알바 중 서러움을 느꼈으며 '무례한 손님의 갑질을 참고 넘겨야 할 때(33.7%)' 가장 서러웠다고 답했다. 이어 '힘들어도 힘들다 말하지 못할 때(21%)', '아파도 참고 일해야 할 때(17.5%)', '주휴수당은 물론 추가수당까지 받지 못할 때(6.9%)' 순으로 서러움을 느꼈다고 답했다.
 
알바생들의 고충은 이뿐만이 아니다. 업주의 성희롱 발언, 성추행 등이 알바생들의 고충을 가중하고 있다. 알바천국에 따르면 전국 아르바이트생 2100명을 대상으로 ‘아르바이트생 대상 성희롱 실태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41.8%가 근무 중 성희롱 피해를 경험했으며, 특히 여성 응답자 비율이 87.1%에 달했다. 남성 응답자 비율도 12.9%나 됐다.
 
연령별로는 10대와 20대가 성희롱에 가장 취약했다. 성희롱 피해 경험이 있다고 답한 응답자 중 10대와 20대의 비율은 각각 15.3%, 72.4%였다. 이어 30대 9.7%, 40대 2.1%, 50대 이상 0.5% 순이었다.
 
실제 한 알바생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성희롱, 성추행 경험 글을 게시했다. 그는 "며칠전 사장이 나에게 다가와 허리를 감싸고 손을 쓰다듬었다"며 "'하지말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어렵게 잡은 알바를 놓치기 싫어 참았다"고 밝혔다.
 
이어 "사장의 이 같은 행동은 이후에도 계속됐다. 00씨는 참 '몸매가 좋아'라고 말하기도 하고, 틈만나면 다가와 몸을 더듬거렸다"며 "내 몸이 더럽혀진 것 같아 비를 맞으며 한참을 울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냥 평범하게 일을 배우고 일을 하고 싶은데 쉽지가 않다"며 "모든 사람이 다 그런건 아니지만 사람에 대한 불신이 생긴다"고 심정을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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