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 소리 나는 결혼비용… 평균 2억3000만원
‘억’ 소리 나는 결혼비용… 평균 2억3000만원
주택마련 비용 1억 6791만원… 전체비용 72.7% 차지
사회·경제적 어려움에 결혼 기피 현상도 나타나
  • 이훈학 기자
  • 승인 2018.03.22 16: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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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2년 이내 결혼한 신혼부부 1000명을 대상으로 결혼비용 실태를 조사한 결과, 신혼부부는 결혼비용으로 평균 2억 3085만 원을 쓴 것으로 나타났다./충남일보=이훈학 기자

[충남일보 이훈학 기자] 결혼을 6개월 앞둔 직장인 송 씨(33)는 밤잠을 설치고 있다. 혼수용품, 신혼집 마련 등 수천만 원이 드는 결혼비용이 부담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학자금·생활비 대출로 1000만 원이 넘는 빚을 안고 사회에 첫발을 내디딘 송 씨에게 결혼은 설렘보다 무거운 현실로 다가온다.

송 씨는 “결혼 적령기에 접어들어 지금 교제하는 사람과 결혼을 앞두고 있지만 상상 이상으로 결혼비용이 많이 들어 힘이 빠진다”며 “부모님에게 금전적 도움을 받아야 할 상황”이라고 밝혔다.

22일 웨딩컨설팅업체 듀오웨드에 따르면 최근 2년 이내 결혼한 신혼부부 1000명을 대상으로 결혼비용 실태를 조사한 결과, 신혼부부는 결혼비용으로 평균 2억 3085만 원을 쓴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에 주택마련 비용은 1억 6791만 원으로 전체 결혼비용의 72.7%를 차지했다. 예단(1457만 원), 예물(1429만 원), 예식장(1324만 원), 혼수용품(1200만 원) 비용에 1000만 원이 넘게 사용됐으며, 신혼여행(480만 원), 드레스 등 웨딩 패키지(293만 원), 이바지(111만 원)에도 수백만 원이 들었다.

총 결혼비용 부담 비율은 신랑과 신부가 절반씩 부담했다는 응답이 22.8%로 가장 많고, 신랑과 신부 부담 비율이 7대3 18.1%, 6대4가 14.7%로 조사됐다.

만만치 않은 결혼비용은 결혼을 포기하거나 미루게 하는 원인 중 하나로 뽑히고 있다. 직장인 김 씨(35)는 “결혼을 준비하다가 생각보다 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 여자친구와 합의하에 결혼을 미루게 됐다”며 “취업준비를 끝내고 직장생활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상태에서 자립적으로 결혼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통계청이 21일 발표한 ‘2017년 혼인·이혼 통계’를 보면 지난해 혼인건수는 26만 4455건으로 로 확인됐다. 전년보다 6.1% 감소했다. 이는 1974년 25만 9112건 이후 43년 만에 최저치다. 

평균 초혼 연령은 남성 32.9세, 여성 30.2세로 전년보다 남성은 0.2세, 여성은 0.1세 높아졌다. 이처럼 혼인건수가 줄어들고, 초혼 연령이 높아지는 것은 사회·경제적으로 결혼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대전지역 결혼업체 한 관계자는 “최근 결혼과 관련 정보를 알아보기 위해 찾는 예비 신랑과 신부들의 나이가 30대 중반으로 올랐다”면서 “이들은 경제적으로 여유가 생겨 결혼할 준비가 됐을 때 비로소 결혼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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