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박근혜’ 전직 대통령 2명 동시 구속
‘이명박·박근혜’ 전직 대통령 2명 동시 구속
서울중앙지법, 구속영장 발부… 자정께 서울동부구치소 수감
  • 이호영 기자
  • 승인 2018.03.23 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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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충남일보 이호영 기자] 이명박 전 대통령이 110억 원대 뇌물수수와 350억 원대 다스 횡령 등 혐의로 구속됐다. 전두환·노태우·박근혜 전 대통령에 이어 헌정사상 네 번째 구속이자, 박근혜 전 대통령과 함께 전직 대통령이 동시 수감된 것이다.

서울중앙지법 박범석 부장판사는 22일 오후 11시 6분께 서울중앙지검이 청구한 이 전 대통령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에 대해 박 부장판사는 “범죄의 많은 부분에 대하여 소명이 있고, 피의자의 지위, 범죄의 중대성 및 이 사건 수사과정에 나타난 정황에 비추어 볼 때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으므로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 상당성이 인정된다”고 영장 발부 사유를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영장을 발부받은 검찰은 곧바로 논현동 자택으로 향했고, 자정 무렵 이 전 대통령 호송해 나와 23일 0시 18분께 서울동부구치소 안으로 들어갔다. 이 전 대통령은 입감 절차를 거쳐 서울동부구치소의 독거실에 수용된다.

검찰은 앞으로 최장 20일까지 이 전 대통령의 신병을 확보한 상태에서 영장 범죄 의혹을 보강 조사하는 한편, 현대건설 2억 원 뇌물수수 등 추가 수사가 필요해 아직 구속영장에 담지 않은 나머지 혐의로 수사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검찰이 광범위한 추가 수사 필요성을 언급하는 상황에서 이 전 대통령의 기소 시점은 구속 만기인 4월 10일께가 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미 6월 지방선거전이 본격화한 가운데 검찰이 선거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이달 말 또는 내달 초순으로 기소 시점을 앞당길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편, 이 전 대통령은 22일 법원이 자신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된 직후 페이스 북을 통해 “지금 이 시간 누구를 원망하기보다는 이 모든 것은 내 탓이라는 심정이고 자책감을 느낀다”는 입장문을 공개했다.

그는 “"지나온 날을 되돌아보면 기업에 있을 때나 서울시장, 대통령직에 있을 때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 특히 대통령이 되어 ‘정말 한번 잘해 봐야겠다’는 각오로 임했다”며 “과거 잘못된 관행을 절연하고 깨끗한 정치를 하고자 노력했지만, 오늘날 국민 눈높이에 비춰보면 미흡한 부분이 없지 않았다”고 밝혔다.

특히 “지난 10개월 동안 견디기 힘든 고통을 겪었다”고 심경을 토로한 뒤 “내가 구속됨으로써 나와 함께 일했던 사람들과 가족의 고통이 좀 덜어질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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