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세기 앙코르 제국의 기록
15세기 앙코르 제국의 기록
앙코르-경주세계문화엑스포2006’기획
  • 서규석 박사
  • 승인 2007.02.04 19: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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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코르 와트의 십자회랑과 십자회랑의 한 기둥에 일본인 방문자 모리모투우가 인도의 기원정사로 착각하여 이곳에 머물었던 기록을 붓으로 남긴 낙서의 한 장면. 그는 1623-32년 사이에 앙코르 와트를 방문하였다.
▲포르투갈 선교사의 기록에 전해지는 앙코르 와트

선교사들의 기록은 그 시대의 증언자이나 공표와 출판을 목적으로 하지 않았기 때문에 뒤늦게 발견되는 경우가 많았다.
20세기에 우연히 발견된 포르투갈의 고문서도서관에는 연대기 작가인 디에고 코토(1543-1616)의 캄보디아연대기가 발견되었다.
그는 1585년부터 88년까지 앙코르에 체재했던 카푸친 수도사로부터 전해들은 내용을 이렇게 기록하였다.
“이 도시(앙코르 톰)의 반리(里)에 앙가르(앙코르 와트)라 불리는 사원이 평탄한 부지에 건설되었다.
사원의 끝에서부터 끝까지의 거리는 160 걸음이며, 펜으로 표현할 수 없는 이상한 건축이며 세계의 어느 건축물과도 비교할 수 없는 독특한 건축이다.
중앙본전은 네 개의 중심부로 구성되어 있으며, 천정의 돔에는 많은 장식이 있고, 매우 뾰족한 첨탑으로 마무리되어 있다.
지붕을 떠받치는 열주기둥은 인간의 천재성이 집대성된 작품이다.
사원은 훌륭한 기단위에 건립되었다. 기단부도 건축물과 같은 재질의 석재로 만들어졌고, 전체를 감싸는 섬세하게 다듬어진 계단을 통해 오를 수 있다”
디에고 코토의 기술은 거의 정확한 편이다. 사원의 거리, 사원주위의 기술, 사원 장식의 독특성, 첨탑과 기둥의 설명이 비교적 정확하게 기술되어 있다.
뿐만 아니라 16세기의 여행가들의 기록을 보면 앙코르 도성이 16세기에 완전히 버려진 유적으로 보기도 어렵다. 그러나 그 시기에 정확히 앙코르 도성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지금으로선 알 수 없다.
17세기에는 일본인의 방문도 잦아졌다. 앙코르 와트를 인도에 있는 마가다의 기원정사(祇園精舍, Jetavana)로 잘못 알고 나가사키에서 네덜란드의 배를 타고 방문했던 일본인 모리모토우 가수후사(森本右近太夫一房)의 기록도 있다.
그는 1623-32년 사이에 앙코르를 방문하여 어머니를 위해 불상 4체(四體)를 봉납했다는 기록을 일본어 12줄로 남겼다.
앙코르에 거주했던 모리모토우는 1632년에 귀국하면서 앙코르 와트 사원의 평면도를 작성한 도면을 가져왔는데 미토(水戶)시의 한 도서관에 보관되어 있다.

▲고대 문명을 살려낸 앙리 무오

19세기에 캄보디아는 베트남 왕조에 병합되었고, 마지막으로 프랑스의 식민지가 되었다.
그러나 불행 중 다행이라 해야 할까?
프랑스인들은 프랑소와 샹폴리옹이 이집트의 상형문자를 해독하여 이집트의 고대역사를 세운 것처럼 앙코르의 비문해독과 중국의 사료를 들춰내어 앙코르의 상실된 역사를 복원하였다.
앙코르 유적이 밀림에서 걸어 나와 세계로부터 다시 주목받게 된 데는 프랑스 여행가들, 그리고 고고학자들의 열정이 있었다.
이 가운데 선두주자는 단연 박물학자인 앙리 무오였다.
앙리 무오는 1858년 5월 방콕에 도착한 후 메남지방과 코랏 고원 등 시암국의 유적지를 여행하였다.
그리고 이듬해인 1859년 1월-3월에는 찬타분을 여행하여 바탐방에 관한 정보를 수집하고, 현재 태국과 캄보디아의 국점을 경유하여 캄폿에 도달하였다.
이 때까지의 여정은 배를 이용한 경로였다. 캄폿은 당시 캄보디아의 유일한 무역항 구실을 하던 곳이었으나 앙리 무오에 의하면 300가구가 사는 한적한 항구로 묘사되었다.
앙리 무오는 이 곳에서 프랑스 선교사를 통해 약 60세가 된 캄보디아 국왕을 만날 수 있었다.
그에게 권총이 달린 지팡이를 선물하면서 앙코르 지방을 여행할 수 있는 허가를 받아냈다.
이렇게 해서 앙리 무오의 우동, 앙코르 여행이 시작되었고, 1860년 1월 3주일간 앙코르 지방을 여행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앙리 무오를 통해서 앙코르 와트는 유럽인들에게 알려지게 되었다.


서규석 씨는 중앙대학교를 졸업하고, 연세대학교에서 사회학 석사·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한국자치경영개발원에 재직하면서 대학에서 문명사를 강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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