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대전시의회 마지막 회기(會期)가 아쉽다
[기자수첩] 대전시의회 마지막 회기(會期)가 아쉽다
정보화 역기능… 본질(本質)은 교육이다
  • 김일환 기자
  • 승인 2018.04.04 11:28
  •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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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환 정치부 차장.

바야흐로 선거철이다. 이번에는 지방선거다. 이번 선거는 정권교체 이후 치러지는 첫 대규모 선거라는 점에서 관심이 뜨겁다. 여당은 지방선거 승리를 통해 국정운영의 동력을, 야당은 이를 차단하기 위해 치열한 선거전이 될 것이다.

선거가 70여 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대전시의회는 민생(民生)이 없는, 선거를 위한 의회상을 보여줬다.

시의원들의 줄 사태도 이어졌다. 박정현 의원이 대덕구청장 꿈을 안고 가장 먼저 떠났다. 이후 황인호, 조원휘, 송대윤, 김동섭, 박병철 의원도 직을 내려놨다. 김경훈 의장과 안필응 의원은 뜻은 있었지만 최근 각각의 이유로 입장을 선회했다.

이 때문일까. 제7대 시의회 마지막 회기는 부실을 넘어 직무유기 수준이었다는 평가다. 선거를 앞두고 의례적 활동에 그칠 것이란 우려가 현실화됐다.

수백억 원이 들어가는 조례와 돈을 들이지 않아도 될 사업에 국비와 시비가 이중으로 들어가는 조례가 ‘구렁이 담 넘듯’ 상임위를 통과하는 사태가 단적인 예다.

‘대전시교육청 저소득층 학생 교육정보화 지원조례 전부개정조례안’과 ‘대전시교육청 정보화 역기능예방 기술적 안전조치 조례안’이 그것인데, 상임위 통과 후 예산 낭비 및 실효성에 문제 등에 대한 본지의 연이은 보도로 결국 상정 보류됐다. 

저소득층 학생 교육정보화 지원 조례는 저소득층 정보화(PC) 지원 대상 확대와 효율성 증대가 주요 골자로 향후 5년간 수백억 원대의 막대한 예산이 들어가 재원조달 문제 등에 논란이 일었다. ‘교육정보화 역기능 예방’ 조례는 저소득층 학생들의 컴퓨터에 유해 사이트 차단 등을 제한하는 프로그램 설치를 지원하는 것으로 올해 예산을 늘려 2억 원에 달하는 예산을 세웠다.

무료로 가능한 청소년 유해 사이트 차단 프로그램을 굳이 유료화시켜 혈세(血稅)를 낭비한 것도 모자라 예산을 더 늘린다는 점에서 비난을 받았다. 현재도 이와 유사한 조례안이 남아 있어 집행부의 발목을 잡고 있다.

물론, 이 두 조례안에 대한 취지에는 공감한다. 하지만 그 방법은 틀렸다고 감히 말한다. 특히 교육정보화 역기능 예방은 본질적인 부분에서 방법을 찾아야 한다. 하루에도 수백 개씩 생겨나는 유해 사이트를 막을 방법은 없다. 수백억, 아니 수천억을 들여도 마찬가지다.

본질(本質)은 교육이다. 소프트웨어 강화가 아니다. 

부모의 관심이 선행돼야 하지만 맞벌이 부부가 증가로 아이를 챙기는 건 쉽지 않다. 비단 저소득층만 해당하는 부분은 아니다. 그래도 최대한 아이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또한 정보화 역기능에 대한 부모 및 학생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방과후 돌봄서비스·돌보미 확대 등도 대안이 될 수 있다. 물론 이들에게도 정보화 역기능에 대한 교육이 이뤄져야 하겠다. 

이 조례안은 편협한 사고에서 시작됐다. 손자병법 구변(九變)편에 ‘시고 지자지려 필잡어리해(是故 智者之慮 泌雜於利害)’라는 구절이 있다. ‘지혜로운 사람은 여러 가지를 고려한다. 반드시 이해관계를 적절히 조율하여 운영하게 된다’란 뜻이다. 

시민을 대표하는 대전시의원이라면 편협된 사고를 버려야 한다. 조례 하나에 150만 시민의 삶과 재산이 달렸다. 보다 많은 시민의 의견을 수렴하고 더 넓고 깊게 생각해야 한다. 세세하고 면밀한 검토도 필요하다. 

자신의 가치와 철학을 소중히 하고 직무에 충실하며 유권자들의 기대에 부응해야 진정한 시민의 대표가 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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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 2018-11-28 14:27:51
아휴 그래서 저소득층 아이들한테 컴퓨터 보급하며 엄청난 세금 낭비하고, 거기다 그 말도 안되는 유해 사이트 프로그램 깔게해서 사업하시려구요.. 조례안이 있다 1~2년 내로 폐기되어도 떼돈 벌겠는데

하하 2018-11-28 14:21:06
혈세라는 개념들은 있는건지.. 돌도 이 조례안이 잘못된걸 알겠다.. 그리 좋은거면 전국에 있는 학생들 대상으로 해보시지 그럼 문제점이 금방 드러났을텐데.. 저소득층 아이들이 목소리를 못 내는걸 알고 참 대단들 하시다

재주 2018-11-28 14:15:13
저소득층 아이들 대상으로 먼저 실시했으니 문제점이 드러나지 않았지.. 교육정책에 참 교묘히 파고 들었네.. 아이들 100,000명이명 3천원 했으면 한달에 3억 1년에 30억 벌겠네.. 그 웃긴 프로그램으로..
이걸 통과시켜낸 시.도의원들 참 한심하다..

시민 2018-11-28 14:11:08
유해 사이트 차단 프로그램 이라는건 있을 수가 없다. 김일환 기자 정확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