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안심하고 숨 쉴 수 있는 처방에 속도를
[사설] 안심하고 숨 쉴 수 있는 처방에 속도를
  • 충남일보
  • 승인 2018.04.09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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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철 하늘이 온통 뿌연 잿빛 날로 계속되고 있다. 미세먼지가 어김없이 찾아왔다. 극심한 미세먼지로 비상저감조치도 발령됐다. 서울은 미세먼지 피해가 많은 출퇴근 시간에 아에 버스와 지하철 같은 대중교통을 공짜로 운행하기도 했다.

봄의 불청객 미세먼지는 푸른 하늘을 가리고 있다. 매시간 발표되는 대기 중 미세먼지 농도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도 실제 우리가 생활하는 공간에 미세먼지가 얼마나 많은가 하는 것이 관심사다.

특정 공간에 머무는 시간과 그곳의 미세먼지 농도를 제대로 알아야 실생활에서 미세먼지를 얼마나 마시고 있는지 알 수 있고 또 거기에 대비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최근 서울대 연구팀이 서울 거주 사람들이 생활하는 공간에서 노출되는 미세먼지에 대한 연구결과가 발표된 바 있다. 연구팀은 2358명을 표본으로 일상생활 패턴이 비슷한 9개 그룹으로 나눠 하루 종일 머무는 곳의 미세먼지 농도를 측정해 산출했다.

연구팀는 여름철과 겨울철 두 계절에 걸쳐 수행했다. 9개 그룹은 주부 2개 그룹, 사무실 근로자 1개 그룹, 학생 1개 그룹과 실내·외 근로자 그룹, 야간 근로자 그룹 등 으로 나눠 연구를 진행했다.

생활 패턴에 따라 그룹을 나눈 만큼 그룹별 패턴이 다른 만큼 미세먼지에 노출되는 정도도 크게 달랐다. 집에 머무는 주부의 미세먼지 노출은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공사장 등 실외에서 일하는 그룹은 가정주부보다 3배 정도의 미세먼지를 더 많이 마시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 미세먼지 농도가 가장 높은 그룹은 겨울철, 여름철 모두 식당이 차지했고 식당 미세먼지(PM10) 농도는 여름철이 겨울철 보다 휠씬 높게 나타났다.

흥미로운 것은 미세먼지에 대한 염려가 커지면서 사람들의 사회적 관심사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에는 육아나 출산 키워드보다도 관심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나 미세먼지에 대한 우려가 얼마나 큰 지를 보여주고 있다.

평범한 마스크 정도로는 심각한 미세먼지를 이겨내지 못할 정도가 됐다. 환경부와 지방자치단체가 팔을 벗고 나서고 있지만 속수무책이다.

미세먼지가 심한 날에는 실외 활동을 자제하고 외출할 때는 보건용 마스크를 이용하라는 게 전부다. 한마디로 각자가 알아서 대응하라는 얘기다. 땜질 처방이 아닌 근본적인 대책이 절실하다.

집 안에서 온종일 창문을 꽁꽁 닫고 있을 수도 없는 실정인데도 국회는 계류 중인 미세먼지특별법을 심의조차 하지 않고 있다. 무책임에 국민들의 성토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국민들이 안심하고 숨 쉴 수 있는 미세먼지 처방에 속도감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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