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4주기 특별기획] 아직도 먼 진실규명의 길
[세월호 4주기 특별기획] 아직도 먼 진실규명의 길
2018, 대한민국은 안전한가 - ④
  • 김성현 기자
  • 승인 2018.04.15 15: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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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4월 16일 인천에서 제주로 향하던 여객선 세월호가 진도 인근 해상에서 침몰하면서 승객 300여 명이 사망, 실종된 대형 참사가 발생했다. 이후 4년의 시간, 우리는 얼마나 달라졌을까. ‘세월호 참사 희생자 4주기’를 일주일 앞둔 9일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에 희생자와 유가족들을 위로하기 위한 정부합동분향소가 차려지고 있다.	[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충남일보 김성현 기자] 문재인정부 출범 후 첫 번째 맞는 세월호 참사 4주기, 그동안 정부는 당시 사고와 관련 진실규명을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 하지만 올해 4월 16일 희생자 영결·추도식을 끝으로 지난 4년간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해 온 안산시 단원구 정부 합동분향소도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이제는 희생자들과 영원한 이별을 준비해야 하는 상황이 다가왔지만 일부 의혹을 제외하고 여전히 국민과 유족들이 바라던 진실은 찾지 못하고 있다. 앞으로 가야 할 길이 무엇인지 되짚어 본다. 

수면 위로 드러난 '세월호 7시간 진실'

검찰 수사 결과 세월호 참사 당일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첫 보고는 이른바 '골든타임'이 지난 이후에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중앙지검은 지난달 28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세월호 사고 보고 시각 조작 및 대통령 훈령 불법 변개 등 사건'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검찰에 따르면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 당일 박 전 대통령이 처음 서면보고를 받은 시간은 오전 10시 19분~10시 20분 이후다. 박 전 대통령이 김장수 전 국가안보실장에게 처음으로 전화 지시를 한 시간은 오전 10시 22분이다. 이후 박 전 대통령은 오후 및 저녁에 각 1회씩 일괄 보고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세월호는 사고 당일 오전 8시 52분쯤 30도가량 기울어지기 시작해, 오전 10시 17분 108도로 전도되면서 구조 불가능 상태가 됐다. 당시 박 전 대통령은 골든타임이 지난 뒤 관저 침실에서 최순실 씨와 회의를 거친 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방문을 결정했다.

 

세월호 인양 작업이 2014년 4월 16일 참사가 발생한 지 1091일 만인 11일 오후 완료됐다. 세월호가 전남 목포신항 철재부두에 세워진 받침대 위에 거치된 모습.	[연합뉴스]
세월호 인양 작업이 2014년 4월 16일 참사가 발생한 지 1091일 만인 11일 오후 완료됐다. 세월호가 전남 목포신항 철재부두에 세워진 받침대 위에 거치된 모습. [연합뉴스]

인양되지 않은 진실 ...세월호 침몰원인

일부 의혹에 대한 진실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지만, 아직 정확한 사고원인에 대해 풀리지 않은 의문이 많다. 지난 2014년 10월 6일 세월호 검·경 합동 수사본부는 세월호 침몰 원인으로 ▲무리한 증축 ▲화물 적재 과적 ▲평형수 감축 부족 ▲차량·컨테이너 부실 고박 ▲운항 상 과실 등을 꼽았다.

수사본부는 조타수의 조타 미숙을 세월호 침몰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지목했다. 무리한 증축과 화물 과적, 고박 불량 등의 이유로 선체 복원성이 약해진 상황에서 조타수가 우현으로 15도 이상 타를 꺾는 변침을 40초 이상 지속하면서 배가 좌현으로 기울었고, 화물들이 왼쪽으로 쏠려 결국 침몰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수사본부가 발표한 침몰 원인에 대한 의혹은 여전하다. 대법원이 침몰원인이 불명확하다고 판결했기 때문이다. 대법원은 "사고 당시 세월호의 조타기가 정상적으로 작동했는지 합리적인 의심이 있다"며 "기관실 조타 유압장치의 솔레노이드 밸브와 엔진 관련 프로펠러의 오작동 여부 등을 확인하기 위해 선체 정밀조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16일 오전 대전 유성구 국립대전현충원 순직 공무원 묘역에서 열린 세월호 순직 교사 합동 안장식에서 고(故) 양승진 교사의 어머니가 묘소를 어루만지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사진=김성현 기자
16일 오전 대전 유성구 국립대전현충원 순직 공무원 묘역에서 열린 세월호 순직 교사 합동 안장식에서 고(故) 양승진 교사의 어머니가 묘소를 어루만지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충남일보DB

5명의 미수습자...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수 있을까

세월호 참사로 실종된 5명의 미수습자 유족들의 시계는 여전히 2014년 4월 16일에 멈춰있다. 아직 찾지 못한 5명은 단원고 남현철·박영인군과 양승진 교사, 일반 승객 권재근씨·혁규군 부자 등이다. 유족들은 세월호 선체직립 후 과거에 수색하지 못한 곳에 대한 재수색에서 유품 등을 찾을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양승진 교사의 부인 유백형(여. 57) 씨는 "남편을 생각하면 지금도 아픔을 넘어 숨이 막혀온다. 안 믿어지고 보고 싶다"며 "미수습자를 가족의 품으로 돌려주고자 하는 국민의 도움으로 세월호 인양과 선체 직립이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거기에 우리의 마지막 희망을 걸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는 오는 5월말 세월호 선체직립이 완료되면 접근하지 못한 기관실 등을 진입해 마지막까지 미수습자 수색작업을 벌일 예정이다. 선조위는 최종적으로 미수습자를 수습할 수 있는 기간을 6월말로 예상하고 있다. 선조위는 향후 세월호 선체 활용 방안에 대해서도 국민 의견을 수렴해 정부에 보고할 예정이다.

선조위는 오는 8월까지 침몰 원인 결과를 조사해 종합보고서도 발표한다. 종합보고서에는 세월호 참사 원인과 그 원인을 제공한 법령, 제도, 정책 등에 대한 개혁과 대책, 국가기관 등에 대한 조치 권고 등의 내용이 담긴다. 이 보고서는 대통령과 국회, 2기 특조위에 전달할 예정이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반드시 세월호 참사 진실을 밝혀내겠다" ...진실규명 촉구하는 '노란리본'

세월호 참사 4주기를 이틀 앞둔 지난 14일 대전에서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진실 규명을 촉구하는 행사가 열렸다. 대전지역 70여개 시민·사회·종교단체와 정당 등으로 구성된 '세월호 참사 대전 대책회의' 회원들은 이날 오후 3시 대전 중구 으능정이거리에서 합동 참배식과 기억 다짐대회를 했다.

이날 참석한 시민 강호진(34) 씨는 "세월호 사건과 관련해서 아직도 밝혀내야 할 진실이 많다"며 "5년 6년이 지나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진실을 밝혀 떠난이들의 넋을 위로해 주고 싶다"고 밝혔다.

세월호 참사 대전 대책회의 관계자는 "이제부터 '다시'라는 마음으로 반드시 세월호 참사 진실을 밝혀내겠다는 것을 희생자들 앞에서 다시 다짐하기 위해 추모 행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4.16 세월호 참사 피해자 가족 초청 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을 위로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4.16 세월호 참사 피해자 가족 초청 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을 위로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문재인 대통령도 세월호 4주기를 하루 앞두고 세월호의 진실을 끝까지 규명하고 미수습자 수습도 계속 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문 대통령은 15일 페이스북을 통해 "합동영결식에서 다시 한 번 깊은 슬픔에 빠질 유가족들과 국민들 앞에서 세월호의 완전한 진실 규명을 다짐합니다. 선체조사위와 세월호 특조위를 통해 세월호의 진실을 끝까지 규명해낼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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