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배 칼럼] 쌀생산조정제가 성공하기를 바란다
[김원배 칼럼] 쌀생산조정제가 성공하기를 바란다
  • 김원배 목원대학교 전 총장
  • 승인 2018.05.14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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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바뀌어도 너무 많이 바뀌었다. 옛날 귀하디 귀한 대접을 받으며 생명만큼 중히 여겼던 쌀이 언제부터인가 천대받는 식품이 되었다.

쌀은 필자가 태어나기 전부터 그러했겠지만, 대학생이였던 197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우리에게는 중요한 식품으로 식생활에서 차지하는 선호도가 으뜸이였다.

여유가 있는 집안이든 여유가 없는 집안이든 1년의 살림살이를 계획할 때 대부분 가정에서는 가장 먼저 계산항목에 포함시키는 것이 1년간의 쌀 소비량과 소비금액이였다.
 
그리고 이 때만 해도 쌀값이 안정이 되어 있었기 때문에 대부분 계모임이나 심지어는 학교의 상조회와 같은 모임에서 길흉사를 당해 조의금이나 축의금 또는 은퇴하는 경우의 축하금을 정할 때도 1년에 쌀 몇가마 등으로 기준을 책정할 만큼 현실적인 가치 즉 물가의 기준으로 삼을 만큼 가격이 안정 되어 있었다.

사람들의 마음 속에는 농자천하지대본 (農者天下之大本:농업은 천하의 사람들이 살아가는 큰 근본이라는 뜻으로, 농업을 장려하는 말)이라는 말이 자리잡고 있어 농업 즉, 쌀농사에 대한 비중이 그만큼 높게 차지하고 있었다.

이와같이 우리에게 중요한 의미를 가진 쌀농사 였는데 지금은 쌀생산량이 소비량을 초과해 남아도는 바람에 이제 생산을 좀 줄여주었으면 하는 바람과 함께 현실적으로 정부의 감산정책이 시행되고 있다.

즉, 정부가 쌀공급 과잉을 해결하기위해 논을 밭으로 바꾸어 쌀농사 대신 밭농사를 지으면 일정한 보조금을 주는 제도인 ‘쌀 생산 조정제도’를 시행했다.
필자는 이 제도를 보면서 사람들은 한치 앞을 보지 못하는구나 라는 생각을 했다.

쌀이 부족해 1년 중 거의 반년을 쌀 부족현상으로 고통 받는 국민들을 구하기 위해 바다를 막아 농토를 만들고 밥맛은 좀 떨어지지만 통일벼라는 쌀의 품종을 계량하여 다수확 볍씨를 국민들에게 공급했었던 시절을 생각하면서 세상이 바뀌어도 너무 바뀌었다는 생각을 해 보았다.

아직도 지구상에는 먹지 못해 굶어서 죽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데 영양실조로 먹지 못해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데 우리에게는 짧은 기간이지만 참으로 큰 변화를 일으켰다는 생각을 해 보았다.

쌀 생산 조정제란 벼농사 대신 밭작물을 재배하는 경우 정부가 논 1ha당 340만 원의 보조금을 2년간 한시적으로 지급하겠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 제도에 농민들이 크게 호응하지 않아 정책의 성공이 불투명하다는 것이다.

농림축산 식품부가 지난 22일에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목표가 5만ha였는데 신청한 농가는 3만5000ha로 목표치의 65%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이같은 현상은 농촌인구의 대부분이 고령인구라 그들의 습관이나 영농기술이 논농사를 벗어날 수 없기 때문이라 생각되어 이에 대한 대책이 요구된다 하겠다.

뿐만 아니라 앞으로의 전쟁은 무기에 의한 전쟁보다는 식량전쟁 특히, 쌀 전쟁도 무시할 수 없다는 고려를 한다면 우리의 논농사를 영구히 막는 것 보다는 대체작물로 재배를 하되 언제든 필요하면 논농사로 전환할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한 때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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