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형주 칼럼] 가벼움의 시대에 잃지 말아야 할 것
[양형주 칼럼] 가벼움의 시대에 잃지 말아야 할 것
  • 양형주 대전도안교회담임목사
  • 승인 2018.05.20 18:3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프랑스 사회학자 질 질포베츠키는 ‘가벼움의 시대’에서 “우리는 가벼움을 제도적으로 합법화하고 사회적으로 일반화하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주변에서 흔히 듣는 표현들 중에 슬림, 심플, 큐트, 초소형, 초경량, 초간편 같은 표현들이 있다. 세상은 가벼움을 찬양한다. 이런 흐름을 따라 우리 몸도 가벼움을 추구한다. 다이어트와 운동은 가벼움을 향한 일종의 신체관리기술이다.

요즈음에는 가벼움이 인간관계까지 확대되고 있다. 가구 형태 중에 1인 가족이 점차로 증가한다. 1인 가구가 540만 가구로, 전체 가구의 27.4%나 된다. 경제도 1인 경제가 뜨고 있다.

그런데 이런 1인 경제의 가벼움은 결국 인간을 고독에 이르게 한다. 모든 인간관계에서 벗어난 1인일수록 마음의 안식을 잃은 채로 안식을 찾아 헤매게 만든다.

이런 1인의 경제에 기반한 가벼움의 시대일수록 우리가 잃어가고 있는 기술이 있다. 바로 ‘소통’의 기술이다. 혼자 가벼워지면 오래 살 수 있다. 혼자 운동하고 가벼워지고 혼자 좋은 것 먹고 하다 보면 수명이 늘어간다.

그렇게 되면 이제 여러 세대가 함께 어우러져 사는 시대가 온다. 증조할아버지-할아버지-아버지-나-아들과 같이 평균 4대에서 5대가 어우러지는 시대다.

이때 누군가가 윗세대와 아랫세대를 잘 중재하고 소통해 주어야 한다. 그런데 혼자 살다보면 소통의 기술까지 잃어버린다. 누구와도 소통하지 않고 혼자 닫아버리기 쉽다.

따라서 가벼움의 시대에 소통의 능력을 잘 갖추는 것은 커다란 경쟁력이라 할 수 있다.
유대인은 탈무드를 통하여 성경의 지혜와 가르침을 자자손손 대대로 전수하는 것을 사명으로 생각한다.

특별히 이들은 출애굽기 31장 16절을 근거로 안식일을 ‘대대로 지켜나가라’는 성경의 가르침을 온 사회에 실천하고 있는데, 여기서 ‘대대로’는 소통의 범위와 관계가 어떠한가를 암시한다.

이들은 탈무드를 기초로 토론식 하브루타 교육을 통해 후손들에게 안식일을 억지로가 아니라, 왜 지켜야 하는지, 왜 우리가 안식해야 할 존재인지를 자근자근 설명해주고 기쁘게 안식일을 지킬 수 있도록 대대로 전수하는 작업을 지금도 부지런히 하고 있다.

우리가 다음 세대와 반드시 소통해야 할 소중한 가치는 무엇인가? 이것을 다음 세대와 어떻게 소통할 수 있을까?

가벼움의 시대일수록 우리가 지켜야 할 것들이 무엇인지, 이것을 어떻게 다음 세대에 견고하게 이어줄 수 있을지를 깊이 고민해야 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