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옥 사유담 이사] 사찰은 혼자, 햇살이 쨍하고 바람이 부는 날 가면 좋다. 의미에 감동하고 아름다움에 취하다가 돌아오면 남는 것은 풍경소리 뿐이다.
풍경을 왜달았을까? 그 종 속에는 왜 물고기를 달았을까?
사람들은 불에 탈까 무서워서 물에 사는 짐승을 가져다 놓은 것이라고 하고, 어떤 이는 잘 때도 눈을 감지 않으니 잠들지 않고 깨어서 정진하라는 의미라고 했다.
하지만 사찰 추녀아래 두 시간만 쭈그리고 앉아 있으면 명확한 이유를 알 수 있다.
하늘이 어느 순간 바다처럼 푸르게 느껴지면 꼬리치며 노니는 처마 끝 장식은 너무나 당연히 물고기 일수 밖에 없다. 곰이 뛸수도 없고 닭이 뛰기도 적당치 않은 자리라서 모두 물러서고 물고기가 헤엄치고 있는 것이다.
때로는 해석이 감성을 못 따라간다.
늘어지게 앉아 한참을 보고 있자면 이렇게 진리가 어설프게 닿는다.
먼데서 바람 불어와
풍경 소리 들리면
보고 싶은 내 마음이
찾아간 줄 알아라
- 정호승 '풍경 달다' 중에서.
인스타그램 eddeurangje23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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