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한 일에 불같이 화내는 당신, ‘성인 ADHD’ 의심
사소한 일에 불같이 화내는 당신, ‘성인 ADHD’ 의심
[정성훈 교수의 올바른 정신건강법]
  • 정성훈 을지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 승인 2018.06.13 15: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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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생각과 맞지 않거나 일이 잘 풀리지 않는 등, 화가 나는 일이 생기면 화를 주체하지 못하고 주위 사람들에게 큰소리를 치며 화풀이를 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식으로 가정이든 직장이든 산만하고, 화를 삭이지 못하고 분노를 조절하지 못한다면 성인 ADHD(Attention Deficit Hyperactivity Disorder·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를 갖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ADHD, 성인에게도 나타난다

흔히 ADHD라고 하면 아이들에게서만 찾아볼 수 있는 질환이라 생각하기 쉽다. 실제로 ADHD를 앓았던 소아~청소년 환자가 성인이 되면 증상이 많이 완화돼 잘 눈에 띄지 않게 된다.

그러나 일부 환자들은 성인이 돼서도 증상이 소실되지 않고 사회생활에 지속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상당수의 어른들이 여전히 ADHD를 앓고 있다고 봐야 한다. 만약 소아~청소년 시절에 제대로 진단을 받지 못한 경우라면, 자신이 왜 그런지도 모른 채 성인기 사회생활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미국에서는 성인의 4%가량이 ADHD를 앓고 있다고 집계된 바 있다. 최근 삶의 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우리나라에서도 성인의 ADHD가 주요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ADHD는 크게 충동성 타입과 주의력 결핍 타입, 또는 두 가지 모두를 갖고 있는 타입으로 나눌 수 있다. 증상은 다양하며 행동이 부산스럽고 충동적인 것이 특징이다. 때문에 쉽게 화를 내거나, 폭력을 휘두르기도 한다. 자극을 추구해 술이나 마약에 중독되기도 쉽다. 직장이나 단체 생활에서 부딪히는 일이 많아 우울증을 함께 겪고 있는 경우가 많다.

ADHD를 겪고 있는 사람들은 산만하고 참을성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나이가 들고 사회생활에 적응하면서 충동성에 대한 부분은 조금 개선되지만, 주의력 결핍은 성인이 된다 해도 별로 나아지지 않는다. 이런 어려움 때문에 남성은 반사회적 행동을 하거나, 여성은 적응장애에 시달리는 경우가 잦다.

나이 들수록 주의력 결핍 심해져

치료를 위해서는 꾸준한 상담과 인지행동치료(정신과에서 시행하는 분노·좌절 조절 훈련 등을 일컫는 치료)가 필요하다. 보조적으로 약물요법을 실시하며, 치료 기간은 보통 6개월 이상 소요된다. 약물은 향정신성의약품인 메칠페니데이트 계통이 주로 처방된다.

의사의 처방에 의한 약물 사용은 ADHD 치료에 꼭 필요한 부분이다. 그러나 메칠페니데이트 계통의 약은 코카인 등의 마약과 약리학적으로 비슷해 남용과 중독의 위험이 있어서 함부로 사용하기는 어렵다. ADHD는 방치하면 우울증 등의 증상이 더욱 심해질 수 있어 적기에 치료해야 한다.

특히 자신이 ADHD 환자인지 알지 못하는 사람이 많은 만큼 의심 증상이 나타나면 병원을 방문해 체계적인 검사를 받을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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