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움직이거나 휘어지면 자가 발전'... 화학연, 새로운 압전 소재 개발
'움직이거나 휘어지면 자가 발전'... 화학연, 새로운 압전 소재 개발
화학적 처리 안한 소재보다 100배 더 많은 전기생산 가능
  • 김성현 기자
  • 승인 2018.06.18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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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연구결과 표현 사진.[사진=화학연 제공]
주요 연구결과 표현 사진.[사진=화학연 제공]

[충남일보 김성현 기자] 한국화학연구원은 이수연, 정선호, 최영민 박사 연구팀이 움직이거나 휘어지면 스스로 전기를 생산해낼 수 있는 새로운 압전 소재를 개발했다고 18일 밝혔다.

이 소재는 화학적 처리를 하지 않은 소재보다 100배 더 많은 전기를 생산해낼 수 있다.

자가발전은 ‘배터리를 매일 충전하지 않고도 웨어러블 전자기기를 작동할 수는 없을까?’라는 꿈을 실현시킬 수 있는 기술이다. 신소재 분야에서는 사람의 움직이는 동작을 전기에너지로 변환할 수 있는 유연 자가발전 복합 소재들이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또 에너지 하베스팅 소자로도 응용될 뿐만 아니라 웨어러블 전자기기, 사물인터넷(IoT) 무선 센서 등에 활용될 수 있기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유연 압전 소재는 보통 여러 물질을 섞어서 만든다. 압력을 받으면 전기를 스스로 생산해내는 특성 즉 ‘압전 특성’을 가진 물질과, 탄성을 가진 고분자 물질을 섞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기존 기술로는 섞인 물질 간에 결합이 없고 입자들이 고르게 분산되지 않아 압력을 줘도 전기를 많이 발생시킬 수 없었다.
 
이에 연구팀은 세라믹 나노 입자와 고분자 물질을 화학적으로 단단하게 결합하는 기술을 개발해, 화학적 처리를 하지 않은 소재보다 성능이 100배 향상된 신소재를 만들었다.

연구팀은 압전 특성을 띠는 세라믹 나노입자에 ‘아민’ 화학 작용기를 붙여주고, 이 작용기에 잘 붙을 수 있는 유연한 블록공중합체 고분자 물질을 찾아냈다. 이 두 물질을 혼합하고 열처리하면 화학적으로 단단하게 결합되고 입자가 고르게 분산된 유연 압전 신소재를 만들 수 있다.

이 신소재는 고분자 필름 안에 세라믹 나노입자들이 사이사이 박혀있는 형태를 띤다. 연구팀은 얼마나 많은 나노입자가 고분자 필름 안에 들어가야 최대한 많은 양의 전기를 출력해낼 수 있을지에 대한 적정량도 산출했다.

개발된 신소재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필수적인 웨어러블 기기, 사물인터넷(IoT)의 무선 센서 등에 핵심 소재로 활용될 수 있다. 압전 소재에서 나온 전기를 축전기 또는 배터리에 저장하면, 자주 충전하지 않아도 웨어러블 기기를 오래 쓸 수 있다.

연구팀은 이러한 활용성을 염두에 두고 유연 축전기 소재 개발, 균일한 전기 출력이 가능한 자가발전 소재 개발 등의 후속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화학연 이수연 박사는 “이번에 개발한 고효율 에너지 발전소재는 압전나노입자와 고분자 사이의 화학적인 결합을 새롭게 디자인하여, 기존 소재의 한계를 극복하고 고출력 에너지 하베스팅 분야에 활용할 수 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연구의의를 밝혔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글로벌연구실지원사업 (GRL) 및 국가과학기술연구회의 출연(연) 기관고유사업으로 수행됐으며 에너지 분야 최고 권위지 “Energy & Environmental Science” 2018년 6월호에 전면 표지논문으로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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