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청장출신 국회의원 탄생 일선 경찰, 왜 환호하나
[기자수첩]청장출신 국회의원 탄생 일선 경찰, 왜 환호하나
  • 최병민 기자
  • 승인 2008.04.13 16:5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 9일,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18대 국회의원 선거가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이번 총선은 사상 최저의 투표율로 ‘그들만의 잔치’였다는 혹평 속에 ‘민의(民意)를 거스르면 절대로 성공할 수 없다는 진리’를 확인한 준엄한 심판이었다.
개표 결과, 유권자들은 ‘경제 살리기’의 원활한 추진을 주문하며 한나라당에 과반의석을 몰아줬다.
동시에 한나라당 공천과정에서의 피해자라 할 수 있는 친박 인사들을 대거 당선시킴은 물론 공천파문을 불러일으킨 이재오, 이방호 등 MB의 핵심측근 인사들을 대부분 탈락시켜 ‘권력의 독선과 오만’을 경계하는 의미 있는 선거결과도 만들어냈다.
또 국정파탄의 책임을 물어 통합민주당의 거물급 주요 인사들을 대부분 낙선시키고, 대전 충남권에서의 자유선진당 돌풍이라는 예상 밖의 결과물도 함께 선보였다.
이번 선거의 이변이나 특징은 여러 가지를 들 수 있겠지만, 한나라당 텃밭인 경남 사천에서 농민회장 출신 강기갑 의원이 여당 실세인 이방호 사무총장을 누르고 당선된 점이 단연 눈에 띈다.
또한 민주당 공천에서 탈락, 전주 완산갑구에 무소속으로 출마해 후보연대 등 우여곡절 끝에 금배지를 달게 된 경찰청장 출신 이무영 후보의 당선에 일선 경찰관들이 크게 환호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선거일 오후 6시 투표종료 직후 출구조사에서 이 후보의 당선이 유력한 것으로 발표되자 경찰관들은 ‘사이버경찰청’, 하위직 출신 경찰관들의 모임인 ‘무궁화클럽’ 등에 축하의 글을 앞 다퉈 남겼다.
이날 이 후보의 홈페이지(www. mylee.or.kr)는 방문자가 몰려 한 때 접속조차 되지 않았다.
그의 당선에 일선 경찰관들이 왜 이리 환호하는 걸까.
단순히 경찰청장 출신 국회의원 탄생을 축하하기 위해 그러는 것 같지는 않다.
이 당선자는 1999~2001년 경찰청장을 지내며 3교대 근무제 도입을 통한 근무여건 개선, 보수 현실화 등 처우개선 노력, 경찰캐릭터인 ‘포돌이·포순이’ 제작, 집회·시위 관리에 무(無) 최루탄 원칙을 천명해 경찰 이미지 개선에 크게 기여했다.
따라서 그는 역대 청장 중 현직 경찰관들로부터 가장 존경받는 인물로 꼽히고 있다.
요즘 경찰은 얼마 전 일산에서 발생한 ‘초등생 납치미수 사건’의 부실·늑장 수사 등 적절치 못한 일련의 조치들로 대통령을 비롯한 온 국민의 호된 질책과 언론의 뭇매를 맞아 사기가 땅바닥까지 추락한 상태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치안총수를 지낸 이무영 당선자가 국회에 입성해 경찰 발전과 사기진작을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일 지에 전국 15만 경찰과 국민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