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진호 칼럼] 남녀의 사랑과 이별 ‘이혼 경제학’ 이야기
[금진호 칼럼] 남녀의 사랑과 이별 ‘이혼 경제학’ 이야기
  • 홍석원 기자
  • 승인 2018.07.10 14: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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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연금개발원 연구위원  대전과학기술대학교 겸임교수
한국연금개발원 연구위원
대전과학기술대 겸임교수

황혼이혼과 졸혼(卒婚)이 늘어나고 있다. 황혼이혼과 졸혼이 이야기 되고 있는 이 시대에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혼은 결혼과 동시에 생기는 옵션이 아니었다. 몇몇 나라는 결혼에 관한 법률은 있어도 이혼에 관한 법률은 없어, 그 사람들은 결혼은 할 수 있어도 이혼은 할 수 없었다. 유럽국가의 나라들은 가톨릭의 영향이 커서 모두 20세기 후반에 이르러서야 이혼을 합법화 했다. 우리나라 역시 이혼의 권리는 보장하고 있지만 쉽게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은 아니었다. 그러나 지난 30년 사이에 여성들은 남편보다 더 높은 학력을 갖게 되었으며 아내의 수입이 남편의 수입을 뛰어 넘는 경우가 크게 증가했다. 여성은 결혼생활이 불행하다고 느낄 때 보다 쉽게 이혼할 수 있게 되었다.

미국과 유렵의 국가들이 채택하고 있는 이혼에 대한 법률은 파탄주의다. 즉, 이혼을 원할 때 부부 가운데 어느 한 쪽이 과실을 굳이 입증할 필요가 없다. 결혼 생활을 유지할 수 없다고 판단되면 그것으로 이혼이 성립한다. 우리나라는 이혼을 원할 때 어느 한쪽의 과실이 입증되어야 한다. 만약 귀책사유가 없으면 법원은 기본적으로 이혼을 허락하지 않는다. 결혼은 흔히 두 사람의 사랑이 결실을 맺어 성립되는 것이지만, 필연적으로 중요한 두 가지 이해관계를 발생시킨다. 하나는 가정의 재정이고 다른 하나는 자녀의 양육이었다. 재산을 어떻게 나누고 자녀의 양육권을 누가 가질 것인가 하는 것이 이혼할 때 가장 중요한 문제가 되었다.

경제학자들은 이혼이 주는 정서적 영향보다 경제적 영향에 더 주목했다. 부모가 이혼을 하면 자식은 정서적 충격도 크지만 경제적 측면도 컸다. 대개 이혼 가정의 자식은 경제적 수준이 현격히 떨어졌다. 미국의 경우, 이혼 가정의 자식들은 고등학교 중퇴율이 일반 가정의 자식들보다 두 배 정도 높았다. 다소 황당한 얘기지만 중국의 장쑤(江蘇)성과 쓰촨(四川)성 등 일부 지방에선 이혼을 원하는 부부에게 지방정부나 그 지역 인민법원이 출제하는 테스트를 거치도록 했다. 이혼을 줄이려고 조치한 결과인데, 놀랍게도 약 6%대의 이혼율을 줄이는 효과가 있었다.

앞으로 가족 관계가 어떤 형태로 흘러갈지 가늠하는 것은 쉽지가 않다. 고학력자들은 이혼의 비용을 잘 인식했기에, 이를 피해나가려 애쓰는 행동을 하게 되었다. 그들은 실직을 당할 위험이 적었고, 경제적 문제로 인한 스트레스가 적기 때문에 이혼율은 낮았다. 한 가정을 보면 이혼하는 것보다는 하지 않는 것이 경제적으로 바람직하나, 부부가 서로 사랑하고 이해하는 노력이야 말로 진정한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다. 한 가정을 꾸리는 결혼과 이혼은 경제적 관점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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