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시론] 카드가 통하지 않는 별난 대학 등록금
[충남시론] 카드가 통하지 않는 별난 대학 등록금
  • 임명섭 주필
  • 승인 2018.07.18 18: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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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방학이 지나면 대학가는 또 다시 개강과 함께 등록금을 내야 한다. 하지만 아직도 많은 대학들은 현금을 요구하고 있다. 우리나라 대학은 왜 신용카드를 싫어할까? 단순히 은행에 내야하는 수수료 때문일까?

그들 대학의 말대로 열악한 재정을 감안하면 큰 돈이 되는 수수료를 아끼려고 신용카드를 안 받는 것일까?  그렇다면 재정이 열악한 일부 사립대학을 열외로 하더라도 재정이 튼튼한 규모가 큰 사립대학들과 국립대학은 왜 신용카드를 받지 않는걸까?

여전히 의문이 아닐수없다. 일부 대학들은 등록금 인상까지 감행, 엄청난 액수의 등록금을 현금으로 요구하고 있다. 현금으로 등록을 내라는 것은 금쪼달리는 학부모들에게 경제적 부담을 가중시켜 주고 있다.

무조건 현금으로만, 그것도 며칠되지도 않는 등록기간을 정해놓고 거둬들이는 것은 거의 횡포에 가깝다.
다른 나라 대학의 경우는 어떨까? 영국의 경우는 몇개의 사립대학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대학들이 학생들의 등록금을 다양한 방법으로 납부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보장해주고 있다.

이것은 국민의 권리이자 학생의 권리이기도 하다. 우리나라는 이미 대학생 등록금을 신용카드로 받을 수 있게끔 관련 법까지 마련했으나 많은 대학들이 이를 외면하고 있다. 여전히 카드로 등록금을 받으면 3%의 수수료가 학교 수입에서 떨어져 나가지 않는 얄팍한 계산 때문이다.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전국 396개 대학(전문대 이상) 중 등록금을 카드로 납부할 수 있는 대학은 겨우 15%인 60여 개 대학에 불과하다.
더 기막힌 것은 4년제 일반 대학은 15곳(3.8%)에 그치고 있다.

나머지 대학들은 등록금을 카드로 받지 않는다. 시중에서는 신용카드로 3000원짜리 커피를 사 마시고, 택시도 타고, 각종 세금과 공과금을 내는 세상인데 대학에서는 법이 만들어 졌는데도 카드가 통하지 않는다.

대학 당국의 이런 모습은 실망스럽기만 하다. 정부가 관련 법규까지 갖춰 이런 제도를 도입한 까닭도 그런 배경을 모르지 않을 터이다.
문제는 카드 납부가 가능한 대학 대다수도 특정 카드사로 제한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대학들이 부담하는 가맹점 수수료율은 1.5~2.0% 수준.

예컨대 학생들이 한 학기에 내는 등록금을 300만 원이라고 가정할 때 대학이 한 학생당 한해 10만 원~13만 원의 비용부담을 떠안게 되는 셈이다.  
교육부가 지난 19대 국회에 등록금 수수료를 1% 미만으로 내리는 안을 내 놓았지만 아직까지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대학들은 개정안이 실효를 거둘 수 있도록 수수료 인하·인센티브 등 보완책을 마련해 줄 것을 바라고 있디.
대학을 가기위해 입시학원을 다니고,대학 입학 후에는 또다시 외국어 학원 고시학원 문을 기웃거리는 한국 대학생들의 취업 전쟁을 부추기는 지각없는 교수들. 참으로 기이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막막한 대학교육의 현실과 경쟁력없는 기업의 인재 스카웃 관행이 빚어내고 있는 이 안타까운 촌극은 언제쯤 끝날것인가?
돈벌이에 혈안이 된 것도 그렇지만 제대로 된 인재양성에 눈독을 들였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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