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형주 칼럼] 특별한 결과에는 특별한 절차가 있다
[양형주 칼럼] 특별한 결과에는 특별한 절차가 있다
  • 양형주 대전도안교회담임목사
  • 승인 2018.07.22 17:5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04년 7월 9일, 미국 캘리포니아 실리콘밸리를 관통하는 101번 도로에 흥미로운 광고판이 하나 세워졌다.
 
이 광고판에는 홍보하는 제품의 이미지나 이름이 없었다. 또 광고를 낸 회사 이름도 없었다. 이 광고판에는 이해할 수 없는 문장이 큼직하게 써있었다. 이는 다음과 같다. 

{First 10-digit prime found in consecutive digits of e}.com

여기서 끝에 필기체로 e라고 되어 있는 것은 수학에서 오일러라는 수학자가 발견한 오일러수를 뜻한다. 

광고판의 영문을 해석하면 이렇다. 오일러 수(e)의 첫 10자리 소수(prime number)에 닷컴(.com)을 붙이라는 것이다. 

이는 인터넷 홈페이지 주소로 안내한다. 
지나가다 이 광고를 본 사람들은 어떤 반응들이었을까? 저게 뭐야? 하고 그냥 지나친 사람도 있었겠고, 또 그 와중에 수학을 조금 아는 사람들은 출근해서 직장에 가거나 돌아올 때 집에 와서 인터넷에서 이 답을 검색해 보지 않았겠는가? 

그런데 인터넷에서는 이 값이 나와 있지 않다. 결국은 C++같은 컴퓨터 프로그램 언어로 간단한 프로그램을 짜서 루틴을 돌려야 한다. 

이렇게 해서 계산을 얻어 인터넷 주소를 치면 ‘Congratulation!’, ‘축하합니다’라는 메시지와 함께 두 번째 문제가 나온다. 

두 번째 문제는 오일러수 패턴 안에서 합이 49가 되는 10자리 수열 중 다섯 번째 수열을 찾는 것이다. 

여기까지 오면 ‘어? 이게 뭐야. 황당하네’하고 그만두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또 이 와중에 더 호기심을 갖고 덤벼드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이렇게 해서 답을 넣고 로그인을 하면 다시 한 번 ‘Congratulation!’이라는 메시지가 뜨고, 이어 다른 사이트로 연결을 하는데 그 사이트가 바로 세계적인 IT기업 구글의 채용사이트다. 

이 단계까지 통과한 사람들을 위한 특별한 사이트고, 여기까지 이른 사람들은 대부분 가벼운 인터뷰만으로 구글에 취직하였다. 
특별한 기업은 특별한 통로를 통해 특별한 사람을 얻는다. 여기에는 절차가 중요하다. 
개인이나 집단의 선호도를 배제한 채 객관적으로 검증할 수 있는 특별한 절차를 통과하여야 한다. 

우리 사회는 이 절차의 중요성을 쉽게 간과한다. 그러나 이를 배제할 경우, 아름다운 결과를 얻기가 쉽지 않다. 특별한 결과를 원하는가? 

그렇다면 검증 가능한 특별한 절차를 중요하게 생각하라. 그리고 이 절차를 세심하게 밟아가라.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