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석의 반려동물 건강수첩] 고양이 전염성 복막염
[김현석의 반려동물 건강수첩] 고양이 전염성 복막염
  • 김현석 타임동물메디컬센터 외래 자문원장
  • 승인 2018.08.04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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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석 원장
김현석 원장

Q: 고양이 나이가 3개월 정도 되었구요. 어제부터 너무 힘이 없어 보여요. 얼마 전에 다른 병원에서 눈에 포도막염 진단을 받고 안약도 사용하고 있어요. 그리고 제 고양이는 성장이 너무 더딘 것 같아요.

A: 지난 기고에 강아지들의 대표적인 전염병을 다뤘다면, 이번에는 어린 고양이들의 전염병을 이야기 해볼까 합니다. 사실 이번 케이스의 경우에는 안과 질환과 더불어서, 고양이가 스트레스를 받아서 식욕부진이 온 거라 생각하고 진료에 들어갔습니다. 막상 고양이를 보니 너무 상태가 안 좋아서 "단순한 식욕부진이 아닐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보호자는 고양이 보호소에서 데려올 때부터 눈이 안 좋은 상태였고, 식욕자체가 거의 없었다는 얘기를 해주셨습니다. 상담 후에 신체 검사, 혈액 검사를 먼저 진행하였고, 복부 X-ray, 초음파 검사 등을 통해서 FIP(Feline Infectious Peritonitis)로 잠정적인 진단을 하였습니다.

지난번의 다른 전염성 질병들과는 다르게 이 질병은 단독 진단방법은 없습니다. 고양이 코로나 바이러스(Feline Corona Virus) 변형의 한 형태인 고양이 전염성 복막염 바이러스(Feline Infectious Peritonitis Virus)가 원인체로 알려져 있습니다. 감염은 주로 분변을 통해서 전파되는 걸로 알려져 있습니다. 즉 보호소에 밀집 사육되어 있는 어린 고양이들은 감염에 매우 취약하게 됩니다.

증상은 대표적으로는 무기력증, 발열, 식욕 감퇴, 체중 감소 등을 보이며, 눈에 포도막염 혹은 운동실조, 머리기울임 등의 신경 증상을 보이기도 합니다.

불행히도 FIP의 치료는 명확한 방법이 아직까지도 나와 있지 않고 있으며, 한 논문에 의하면 FIP로 진단이 된 고양이들 중 2달 후에 95%가 폐사된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이 말은 복막염에 진단된 고양이들은 거의 모두 무지개 다리를 건넌다는 뜻입니다. 간혹 복막염 진단을 받고 살아난 경우가 있다고는 하나, 이는 운이 아주 좋게 자연치유가 되었거나 오진이 되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사실 이 질병을 보호자께 얘기해 드리는게 개인적으로는 참 어렵습니다. 아직 살날이 창창한 아이에게 길어야 몇 주 살수 있을거라는 얘기를 한다는게 심리적으로 힘이 들 때가 많습니다. 다행히 보호자분께서는 담담하게 받아들이시고, 아직 아이가 기력이 아예 없진 않으니 본인이 아이랑 집에서 얘기도 좀하고 마지막 작별인사라도 하고 난 뒤에 안락사를 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결국 하루 뒤에 상태가 급격하게 나빠지며, 안락사를 했습니다.

현재 시중에는 고양이 전염성 복막염에 대한 백신이 나와 있으나 백신에 대한 효과가 100% 검증이 되어 있지는 않습니다. 즉 전염성 복막염은 완벽한 예방도 없고, 치료도 거의 불가능한 난치병이라고 생각해야 합니다.

※ 이 칼럼은 병원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대전 타임동물메디컬센터 외래 자문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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