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총무원장, ‘사퇴’만이 최선의 선택
조계종 총무원장, ‘사퇴’만이 최선의 선택
  • 탄탄스님
  • 승인 2018.08.15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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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탄스님(여진선원 주지, 용인대 객원교수)
탄탄스님(여진선원 주지, 용인대 객원교수)

한국 불교의 장자 종단인 조계종의 내홍이 갈수록 깊다. 몸담고 있는 집안(불가)의 일이어서 거론하는 것도 부끄러운 일지만, 변두리 포교소에 몇 안 되는 신도들조차 불평이 상당하고, 오고가며 만나는 이들에게 참으로 면목이 없을 뿐이다.

조계종 종단의 종령기구인 의혹규명해소위원회조차 “총무원장의 의혹은 정황상 벗어나기 힘들다”는 조사결과를 내놓았다고 하니, 이쯤 되면 전권을 위임하여 원장 자신에게 제기된 의혹 관련 조사결과를 수용하겠다고 공언한 종단 최고 수장의 입장에 관심이 쏠리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난데없이 금년 연말까지 개혁의 대상인 총무원장 자신이 어느 누구를 향해서 개혁을 하겠다며 해프닝을 벌이고 있고, 더구나 자신을 뽑아준 종회를 개혁하겠다며 칼을 뽑아들며 진검승부를 자처하고 있으니, 꼭 얼마 전의 국정농단의 국내 정치현실과 너무도 빼닮은 모양새 이어서 아연실색(啞然失色), 실소(失笑)를 금치 못할 지경이다.

교권자주및혁신위원회 산하 의혹규명해소위원회는 ‘총무원장의 의혹에 대한 조사 결과’를 이미 배포했으며, 규명위는 총론에서 “원장의 의혹에 각종 조사를 진행하였지만 진위를 판단하기 매우 어렵다. 그러나 여러 가지 정황상 의혹에서 벗어나는 것도 쉽지 않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시간이 갈수록 종단이 매우 어려운 상황을 초래하고 있다”며 “총무원장으로서 지도력을 상실하고 있기에 조속히 문제를 해결해 책임 있는 결과를 보여 달라”고 요구하였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규명위는 “총무원장 개인에게 제기된 의혹에서 종단적 불신으로 확대된 점을 감안할 때 당사자는 명명백백 규명해야 한다”며 “그 결과를 대중들에게 공표해 개인의 명예와 종단의 위상을 회복하기 위해 노력해 달라”고 주문하였다.

학력위조와 재산은닉 의혹 등 여러 복합적인 개인비리와 여러 정황이 일정 부분은 소명이 되었다는 총무원장의 주장에 모든 종도들이 충분히 납득하지 않고 있으며, 오히려 여론은 갈수록 악화되어 불교전체가 더욱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 총무원장 개인의 무모한 종권욕으로 제방(전국)의 대다수 사찰의 어려움은 더욱 극심해 지고 있을 뿐이다.

종교인은 그 어느 누구든지 개인의 도덕성에 대한 사회적 기준 등에 부합하지 못하여 문제가 야기되었다면 즉각 모든 공적 소임에서 배제 되어야 하고 스스로도 자성의 시간을 갖는 것이 종교인다운 행위이며 종단의 어른다운 처신이라고 생각한다.

더구나 종단 최고위직에서 종도들의 신망이 두터워야할 총무원장이 개인사의 부정이 밝혀져 종단이 어려움에 처하였다면 스스로 퇴진하여 용기 있는 결단력을 보여야 함에도 현 사태에 이르도록 대책 없이 시간만을 벌려는 기만적인 술책과 구차한 변명만으로 일관하고 있으니, 이처럼 책임을 회피하려는 안일한 태도는 책임 있는 불교종가의 리더의 자세가 결코 아니며 전 종도를 실망케 하는 무기력한 행위일 뿐이다.

총무원장은 하루속히 이유불문 조속한 퇴진만이 이 사태를 수습하는 지름길이다. 아직 명예로운 길이 남아있는데도 이를 마다하고 가시밭길을 선택하고 있는 종단 어른과, 상좌(제자)며 참모(보좌역) 등 주변 인물들의 아첨에 가까운 처신이 못마땅할 뿐이다.

한 줌도 안 되는 그들의 종권안보와 덧없고 헛된 지위욕심보다 더 우선인 것은 무엇이겠는가?

명분 없는 버티기로 더 이상의 지도력 불신과 분란을 자초하지 말고, 침몰 위기에 놓인 한국불교의 안정을 조속히 되찾는 길을 모색하고 이제는 모든 종도가 화합하는 그 길로 가는 것이 최선이고 상책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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