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낮없는 찜통더위... ‘으슬으슬’ 냉방병 예방법
밤낮없는 찜통더위... ‘으슬으슬’ 냉방병 예방법
[오한진 교수의 생활건강법]
  • 오한진 을지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 승인 2018.08.17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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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한진 을지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푹푹 찌는 찜통더위가 계속되고 있다. 밤낮없이 이어지는 무더위로 인해 에어컨 사용도 늘어나고 있다. 이로 인해 열이 나거나 기침, 콧물 등의 감기증상을 보이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자칫 감기로 오인하기 쉽지만 이들 중 대부분은 냉방병인 경우가 많아 주의해야 한다. 건강한 여름을 보내기 위한 냉방병 예방법에 대해 알아본다.

여름철 불청객 냉방병

냉방병은 신체가 극심한 온도차에 적응하지 못해 발생하는 질병을 말한다. 에어컨으로 인해 실내와 외부온도가 5도 이상 차이가 날 때 냉방병이 발생하기 쉽다. 우리 몸은 뇌 중심 시상하부에 위치한 온도조절중추가 신체의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하는데, 외부의 온도가 높으면 피부의 혈관과 땀샘에 신호를 보내 혈관을 확장시키고 땀이 나게 한다.

반대로 외부의 온도가 낮을 때는 피부혈관을 수축시켜 손발 등이 차가워지고 땀이 잘 나지 않게 한다. 하지만 이러한 인체의 항상성도 환경의 변화가 심하면 부조화가 일어나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냉방병이다.

감기는 1~2주일 내에 증상이 없어지지만 냉방병은 그보다 오랫동안 증상이 지속될 수 있다. 방치할 경우 여름을 고통과 함께 보낼 수도 있기 때문에 냉방병에 걸리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무더위 속 감기증상? 냉방병 의심해야

에어컨은 찬 공기를 내뿜을 뿐 아니라 제습 기능을 하기 때문에 에어컨 사용이 지속되다 보면 실내 공기가 건조해진다. 그에 따라 호흡기 속 섬모가 말라 목과 코 안, 기관지가 답답하고 불편한 증상을 호소하게 된다. 주로 두통과 함께 콧물, 재채기 등 감기와 비슷한 증상이 나타나며 쉽게 피곤해진다. 어깨, 팔다리가 무겁고 허리통증이 있을 수 있고, 소화불량을 일으켜 복통이나 설사가 발생하기도 한다.

그 밖에도 에어컨의 찬바람이 아토피 같은 피부질환을 악화시키며 실내 공기가 건조해지면서 안구건조증이 심해질 수도 있다. 여성의 경우 특히 냉방병에 취약한데, 생리가 불규칙해지거나 생리통이 심해지는 증상이 나타난다.

간혹 에어컨 냉각수 속에 있는 레지오넬라균으로 인해 냉방병이 발생한다. 레지오넬라균은 25~42도 물에서 잘 번식한다. 에어컨 냉각수에 번식해 있다가 에어컨을 틀었을 때 공기 중에 물방울 형태로 떠다니다가 감염된다. 2∼12일간의 잠복기를 거쳐 기침과 고열 근육통의 증세가 나타나고 폐렴 등의 합병증까지 생길 수 있다.

레지오넬라증에 감염될 경우 감기증상과 비슷하기 때문에 가볍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증상이 계속되거나 심해질 경우 신속히 병원에 가서 진료를 받아야 한다.

냉방병 예방으로 건강한 여름나기

냉방병을 예방하기 위해 적정한 실내 온도는 24~28도다. 에어컨을 사용할 때 실내외 온도 차이가 5~8도 이상 나지 않게 한다. 에어컨을 장시간 사용하는 것은 자제하고, 되도록 에어컨의 찬 공기에 바로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한다. 긴소매 옷이나 무릎을 덮는 얇은 담요 등을 준비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에어컨을 사용하는 동안 호흡기 점막이 마르기 쉬우므로 물이나 따뜻한 차를 자주 마셔야 한다.

실내 공기를 자주 환기해주는 것은 기본이다. 2~4시간 간격으로 5분 이상 창문을 열고 환기해줘야 한다. 몸의 면역력이 떨어지지 않도록 충분한 수면을 취하고 잠잘 때는 배를 따뜻하게 하는 것이 좋다. 적절한 운동을 통해 혈액순환을 돕는 것도 냉방병 예방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차가운 음식을 너무 많이 먹지 않고 과음을 하지 않는다.

레지오넬라증의 예방을 위해서는 에어컨 필터, 냉각기 등의 정기적인 소독과 점검이 필요하다. 적어도 2주에 한 번씩 필터를 청소하고 교체해주는 것이 좋다.

무엇보다 냉방병의 예방을 위해 환경의 조절과 개인예방을 철저히 해야 한다. 고혈압 당뇨, 관절염 환자 등 만성질환자의 경우 면역기능이 떨어져 있어 더욱 주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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