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새 정부 국민식탁이 불안하다
[사설] 새 정부 국민식탁이 불안하다
  • 충남일보
  • 승인 2008.04.17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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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방문중인 이명박 대통령이 첫 방문에서 외국기업의 한국유치를 요청하는 등 경제분야의 큰 성과가 기대된다.
이런 가운데 한국을 방문중인 미국측 쇠고기협상단은 우리측 정부를 상대로 조건없는 쇠고기수입을 밀어부치고 있다.
어떻게 미국이 그런 태도의 협상을 할 수 있는지 의아하다. 우리측은 갖은 조건을 내새워 미국측의 요구를 제한하며 막판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미국은 잘 알려진 바대로 다국적기업으로부터 수많은 정치자금을 기부받은 정권이 움직이는 나라다. 때문에 알게 모르게 이들의 주장을 무시할 수 없는 처지가 미국대표라고 보면 이해가 갈 것이다.
다만 미합중국이라는 것으로 포장돼 있을뿐 전세계의 시장을 독식하고 있는 미국의 다국적기업들은 막강한 경제력을 바탕으로 무소불위의 힘을 과시하는 것이다.
당연히 이번 협상의 명분은 한미FTA의 성사를 위한 것이다. 우리가 먼저 이번 자유무역협정을 미국측에 제안했다고 하니 수세에 몰린 것도 당연히 우리측일 것이다. 그러나 국익을 위한다며 국민들 식탁에 광우병 논란이 있는 미국산 쇠고기를 수입하겠다는 것은 문제가 그리 간단치가 않다.
지금 미국 측은 국제수역사무국(OIE) 기준을 내세워 연령·부위 제한 없는 전면적인 쇠고기 수입개방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한국 정부는 동물성사료금지조치 등이 이행되면 연령 제한을 확대할 수 있다는 자세로 협상에 임하고 있다. 하지만 동물성 사료금지조치는 이미 미국에서 2005년 입법이 된 상태이지만 축산농가의 반발과 비용발생 등을 이유로 실현가능성이 낮다.
그동안 미국의 쇠고기는 연령·부위를 제한하는 조건부 허용수입에서도 뼈 조각이 발견되고, 허위 검역 문서 나오는 등 수입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또 미국 내에서도 인간광우병 의심 사망자 발생, 대규모 리콜사건 등 검역시스템에 대한 문제가 있는 상황에서 이번 쇠고기 협상을 통해 제한 없이 수입이 허용된다면 과연 국민 식탁의 안전은 어떻게 될 지 염려스럽다.
지금 우리 국민의 밥상은 불안하다. 기업은 오는 5월부터 GM 옥수수를 수입하겠다고 계속 주장하고 있고 정부는 여기에 더해 경제발전을 위해 광우병 쇠고기 까지 수입할 예정이다. 이러한 문제들은 별개의 것으로 보이지만, 실상은 국민의 건강보다는 경제발전이 더 중요하다는 실용주의에서 기인한다.
일본이 미국산 수입쇠고기에 대해 엄격한 제한을 두어 수입하고 있음을 반면교사로 삼아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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