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진호 경제칼럼] 100세 시대를 준비하는 ‘행복 경제학’ 이야기
[금진호 경제칼럼] 100세 시대를 준비하는 ‘행복 경제학’ 이야기
  • 홍석원 기자
  • 승인 2018.09.04 15: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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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연금개발원 연구위원  대전과학기술대 겸임교수
한국연금개발원 연구위원
대전과학기술대 겸임교수

미국에서 발행된 ‘성격과 사회심리학’이라는 학술지에 재미있는 논문이 하나 실렸다. 사람들은 나이가 들면서 더 행복해진다는 것이었다. 제2차 세계대전과 한국전쟁에 참전했던 2000여명의 삶을 22년에 걸쳐 조사해 본 결과, 이들의 행복지수가 65세에 정점에 이르렀으며 75세까지도 별로 감소하지 않았다고 한다, 도대체 무엇이 사람들을 나이 들수록 행복하게 만들어 주는 것일까?

샐러리맨의 삶을 생각해보자. 승진을 했거나 월급이 크게 오르면 처음엔 행복을 느낀다. 그러나 시간이 점차 지나면 올라간 연봉과 직급에 어느덧 익숙해지고, 더 많은 연봉과 높은 직급을 꿈꾸게 되면서 결국 행복지수는 이전 수준으로 되돌아온다. 심리학에선 이를 ‘디딜방아 효과’라고 부른다, 아무리 밟아도 제자리걸음을 하는 디딜방아 발판처럼, ‘가진 것’이 늘어나면 동시에 ‘가지고 싶은 것’이 또한 늘어난다. 우리의 옥심은 형태를 달리 할 뿐이지 계속 우리의 생각과 행동을 감싸고 있는데 여기서 완전히 헤어나기가 쉽지 않다.

공자의 ‘논어’에는 인생의 여러 단계에서 우리가 가져야 할 삶의 자세가 나와 있다. 10대는 학문에 뜻을 두는 지학(志學)의 나이지만, 쉰 살은 하늘의 뜻을 아는 지천명(知天命)의 나이고, 예순 살은 귀가 순해져 무슨 소리를 들어도 거슬리지 않는 이순(耳順)이 되며, 일흔 살에는 마음이 하고자 하는 바를 따라도 규범에 어긋나지 않는 경지인 종심(從心)에 이르게 된다. ‘멋있게 늙어가는 것‘을 뜻하는 웰에이징(Well-aging)은, 잘 먹고 잘사는 것을 의미하는 웰빙(Well-being), 늙기를 거부하는 안티에이징(Anti-aging)보다 훨씬 성숙하고 지켜야 할 마음가짐인 셈이다.

나이 들수록 행복한 사람들의 비결의 공통점은 나이가 들면서 기대와 욕심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끝없는 욕망에서 벗어나 자신의 본분과 역할에 충실하려는 자세를 보이며, 주변의 것들을 사랑한다. 내 욕심 보다는 가족이나 관계된 사람들을 생각하고, 건강상태가 좋으면 화목한 가정을 가지고 있고, 즐거운 소일거리가 있으며, 배움을 게을리 하지 않고 다양한 사람들과 활발한 교류를 한다는 점이다. 서양 격언에 ‘행복은 감정이 아니라 삶에 대한 태도이다“라는 말이 있다. 행복한 인생은 주어진 환경에 따라 결정되어지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스스로 만들어 간다는 것이다. 인생에서 가장 자유롭게 살 수 있는 시기가 바로 노년인데 노년의 자유는 준비된 자에게만 주어진다. 우리도 이런 행복한 노년을 준비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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