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심하는 순간 '훅'… 식중독, 늦여름이 더 위험
방심하는 순간 '훅'… 식중독, 늦여름이 더 위험
[정성희 교수의 생활건강수칙]
  • 정성희 을지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 승인 2018.09.05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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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희 을지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식중독의 약 80%는 기온이 상승하기 시작하는 5월부터 9월 사이에 발생한다. 아침까지는 괜찮았던 음식들도 더워진 날씨로 상하는 일이 빈번하다. 세균에 오염됐거나 세균이 생산한 독성이 남아있는 식품 섭취로 인해 음식을 먹은 뒤 짧게는 3시간에서 길게는 12시간 후에 증상이 나타난다.

대부분 설사로 시작해 구역, 구토, 복통을 동반한다. 보통의 경우 열이 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으며, 설사 없이 구토만 심하게 나타날 수도 있다. 설사를 할 경우 우선 탈수가 되지 않도록 충분한 수분을 섭취해야 한다. 구토가 심한 환자는 옆으로 눕혀 기도가 막히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며, 특히 노약자나 어린이의 경우 구토물에 의해 기도가 막힐 수 있으므로 더 세심한 관찰과 주의가 필요하다.

지사제 등 설사약은 함부로 복용하지 말고 반드시 전문의의 지시에 따라야 한다. 지사제가 설사를 통해 자연적으로 외부에 배출되는 세균이나 세균성 독소 등의 배출을 막아 몸속에 쌓이게 돼 더 심각한 증상을 초래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환자의 구토물을 처리할 때는 반드시 일회용 장갑 등을 사용해 닦아내고 별도의 비닐봉지에 넣어야 하며, 가능하면 가정용 락스 등으로 소독해 2차 감염을 방지한다.

식중독은 설사나 구토가 심하지 않은 경우 대부분 1~2일 후 완화되지만 고열이 동반되거나 탈수증상, 근육경련, 의식장애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면 신속히 의료기관을 방문해 치료를 받아야 한다.

식중독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특히 음식섭취에 주의해야 한다. 조리한 음식은 가급적 빨리 먹는 것이 좋고, 먹고 남은 음식은 실온에 두지 말고 냉장 보관한다. 다시 먹을 때는 반드시 재가열을 해야 하고 변질의 우려가 있는 음식은 아까워하지 말고 과감하게 폐기하는 것이 좋다. 익히지 않은 음식은 가급적 피하고, 특히 생선회나 조개류를 섭취할 때는 각별한 주의를 해야 한다. 해수에 서식하는 장염 비브리오균이 어패류를 오염시켜 식중독의 발생위험을 높이기 때문이다.

도시락을 준비할 때는 관리가 잘된 조리기구를 사용해 조리한다. 육류와 어패류 등을 취급한 칼과 도마를 과일이나 채소류에 사용할 경우 교차요염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구분해서 사용하는 것이 좋고 사용 후에는 깨끗이 소독한다. 음식물은 충분히 익혀야 하며 식힌 후에 밀폐된 용기에 담는다. 이동할 때에는 아이스박스 등에 보관하여 적절한 온도를 유지해야 하며 야외에서 오랜 시간 노출된 음식은 무조건 피하는 것이 좋다.

또한 개인위생관리도 철저히 해야 한다. 손을 씻는 것만으로도 식중독의 약 70% 정도를 예방할 수 있다. 화장실에 다녀온 후나 외출 후 귀가했을 경우 반드시 손을 씻고 특히 음식물을 조리하기 전이나 먹기 전에는 더욱 신경 써야 한다. 비누 또는 손세정제를 사용해 30초 이상 꼼꼼하게 씻고 흐르는 물로 헹구는 것이 중요하다.

식중독의 위험은 항상 있지만, 고온다습한 날씨에 특히 주의해야 한다. 손 씻기, 익혀먹기, 끓여먹기 등 식중독 예방 3대 요령을 준수하고 개인위생을 철저히 한다면 식중독을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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